하향평준화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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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교 평준화시책이 학교수업 분위기를 저해하고 오히려 과열과외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지적돼 고교평준화제도의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회 사학(사학) 관리자 「세미나」에 참석한 교육전문가들에 의해 지적됐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교육관계자들은 고교평준화는 국민교육권의 평등을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경쟁교육 풍토의 기반을 무너뜨리고「저질평준화」를 가져 왔으며 ▲학생들의 「질의 차」가 커져 학습지도의 기준설정이 어렵게 되고 ▲애교심과 교풍이 사라져 학생생활지도에도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설평준화 등 교육여건의 개선이 미흡, 새로운 학교차(차)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학재단연합회부회장 손병민씨는 고교평준화의 부분적인 수정작업이 절실하다면서 인문고교의 경우 사립은 지원제로 ,공립은 추첨제로 하는 선별적인 추첨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조윤제씨(동양공고교장)는 국가적 견지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해 별도전형에 의해 신입생을 선발, 교육하는 영재교육기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선청씨(대한교련 부회장)는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적성과 능력에 따라 교육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하고 고교평준화 시책은 결과적으로 개인과 사회가 모두 불행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교평준화 시책은 74년 문교부가 과열과외와 치맛바람을 해소하고 교육기회의 균등을 꾀한다는 취지로 서울·부산 등 2개 도시에 처음으로 적용 실시했으며 ▲75년에는 대구·광주·인천 등 3개 도시에 확대 실시했다가 찬·반 의견이 엇갈려 한때 확대를 중단했다가 ▲79년에 대전·수원·청주·춘천·마산·전주·제주 등 7개 도시에 확대했고 ▲80년에는 성남·원주·천안·목포·이리·안동·진주·군산 등 8개 시지역을 추가, 전국 20개도시에서 평준화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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