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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즈로이스의 경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영국인 「헨리·로이스」는 독학의 기계광이었다. 그는 소음파 동요가 적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소원이었다.
한편 「찰즈· 스튜어트·롤즈」는 자동차수입상이었다. 「로이스」가 기어이 소원의 자동차를 만들어내자 이들「로이스」와 「롤즈」는 자동차공장을 세우기로 합심했다.
「롤즈로이스」 합사가 비로소 탄생한 것이다. 1906년의 일이었다.
「롤즈로이스」를 「명차」로 꼽는 것은 그 기계의 신뢰도 때문이다. 자동차가 달리는 동안 차안의 소음은 시계소리뿐 이라고 한다. 물「컵」을 그대로 놓아두어도 엎질러지는 일이 없다.
이런 얘기도 있다. 「사하라」사막에서 「롤즈로이스」차가 고장났다. 본사에 그 사실을 알렸더니 어느새 「헬리콥터」가 날아왔다. 고장난 차는 순식간에 고쳐지고 「헬리콥터」 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얼마 뒤 차주가 본사에 수리비 지불을 자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회답이 왔다. 『우리회사는 그런 고장을 수리한 일이 없음』.
가히 「롤즈로이스」사의 자만심을 엿 볼 수 있다.
「룰즈로이스」사의 연산실적은 3천1백대정도. 『사원 3명이 1년 내내 차 한대를 만들어 내는 셈이다. 일본의 노동생산력과 비교하면 1백2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롤즈로이스」사는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차를 깎아 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오늘과 같은 생산의 다양화· 다변화· 다량화 시대에 주문생산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이 사세확장에 과언 얼마나「플러스」가 될지는 의문이다. 한때는 가수「엘비스·프레슬리」의 주문조차 뿌리친 일이 있었다. 좀더 고귀한 인물만이「롤즈로이스」를 타야 한다는 아집이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오늘에 와서는「롤즈로이스」의 사연을 흔들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흑자로 내고 있지만 머지 않아 경쟁에 밀려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비판과 우려가 대두된 것 같다.
외신은 「롤즈로이스」사가 거대군수회사인「비커스」사와 합병되었다고 전한다. 경영의 체질을 굳게 하기 위해 취한 조치인 것도 같다.
그러나 영국의 완고한 노신사가 돈 많은 귀부인과 결혼이라도 한 것 같아, 한편 실소도 하게 된다. 요즘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도 경영부실로 빈사상태에 있다.
이 합사 역시 소형차시대, 일본자동차와의 경쟁 등에 밀려 그 지경이 되었다.
이들의 사례는 새 시대를 헤쳐나가야 하는 기업인들에겐 하나의 교훈이 될 것도 같다. 기업도 역시 생체와 같아서 언제나 신선한 공기와「리듬」과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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