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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운전기사 자수] 양씨, 유병언 그림자 수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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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양회정(사진)씨는 구원파 내에서 유병언 회장의 ‘그림자 수행원’으로 통한다. 양씨는 평소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 옆에 위치한 오곡리 별장을 관리해 왔다. 유 회장이 디자인한 목공예품을 제작하는 일을 담당해 구원파 신도들로부터 ‘목수’로 불렸다고 한다. 금수원 내에 있는 인테리어 회사 ‘더 편한 집’ 대표도 맡고 있다. 순천의 ‘숲속의 추억’ 별장에 현금 가방과 유 회장을 숨길 ‘비밀 벽장’ 두 곳을 손질한 사람도 그였다.

 그는 평소 유 회장의 벤틀리 차량을 관리하면서 운전면허가 없는 유 회장을 위해 이모(56) 금수원 상무와 함께 번갈아 운전을 해줬다고 한다.

 양씨의 부인 유모(52)씨 등 가족 전체가 구원파 열성 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금수원을 빠져나온 4월 23일부터 순천으로 간 5월 3일까지 열흘간 금수원 인근 별장 관리인 한모(구속)씨 집에 숨어 있었다. 한씨와 양씨는 동서지간이다. 양씨가 5월 3일 벤틀리를 몰고 간 것도 한씨가 요청해서였다고 한다. 아들은 아해프레스 프랑스의 직원이다. 유 회장의 사진 작품 전시와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양씨의 존재는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확보된 폐쇄회로TV(CCTV)가 공개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5월 25일 상황이 녹화된 CCTV에는 유 회장과 비슷한 체구의 남성이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내려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검경이 양씨를 유 회장으로 오해해 수사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양씨는 5월 25일 금수원으로 복귀했지만 부인 유씨가 사흘 뒤 김엄마(59·김명숙)와 함께 금수원을 나와 잠적하면서 다시 헤어졌다. 금수원에서 숨어 지내던 양씨는 유 회장이 숨졌다는 뉴스를 보고 고민하다 29일 자수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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