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여름철 수업시간 너무 길어"비능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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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중·고교의 여름철 수업시간이 너무길어 능률적인 수업이 되지못하고있다.여름철(6,7월)에는 무더위로 정신기능이 약화돼 능률적인 학습을 할수없는데도 1년내내 하루 수업시간수는 변함이 없다.중·고생들은 여름에도 하루 9시간씩 비능률적인 수업을 받고있으며 방학기간도「에너지」절약등의 이유로 여름방학이 짧고 겨울방학이 길다. 학부모들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여름철과 봄·가을의 수업시간을 조정하고 겨울방학기간을 단축하는대신 여름방학을늘려 능률적인 학습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름철에는 무더위·높은불쾌지수로 주의력·집중력이 감소돼 정신적인 능력이 저하된다.
한강성심병원 신경정신과우재호박사에 따르면 무더우면 무더울수룩 인체의 기초대사율이항진돼 모든세포가 쉽게 피로하게 되고정신기능도 저하돼 학습능률이 떨어진다.
그런데도「에너지」난에따른 긴 겨울방학(57일),법정수업시간수에 묶여 각급학교는 학습능률을 고려하지않고 똑같은양의 수업을한다. 중·고생은「과외수업의 양성화및 교내화」를위해 하루2시간씩의 보충수업까지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하루정규수업시간수(토요일제외)는 7시간.여기에 보충수업2시간을 더한다.
상오8시15분조회에서부터9시간수업의 강행군이 끝나는 시간은 하오5시50분.종례와 청소를끝내고 학생들은 하오6시30분이나돼야 집에 돌아갈수 있다.학생이나 교사가 모두 힘이 빠진다.중학교도 하루수업시간수는 보충수업을포함,8∼9시간씩 된다.
귀가 시간도 고등학교와비슷하다.
국민학교의경우 1∼3학년까지는 대부분 오전에수업이 끝나지만 4∼6학년은 하루 5∼6시간씩 수업을 받는다.
상오9시 학교에가서 하오3시가 넘어야 집에 돌아갈수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똑같은일과다.
H고 K모교사(42)는『체육시간다음 수업시간에교실에 들어서면 학생60명(중학교는 70명)이 뿜어내는 열기로 교실은 마치한증막같다』며『수업할 마음도 안나고 학생도 반수이상이 졸아수업은 형식적이 되고 만다』고 했다.
또『점심시간 다음 시간은 여름철에 특히 심한 식곤증으로 학생들이졸아 수업이 제대로안된다』고 했다.
서울대사대교육학과 김영찬교수는『외국의 경우 이같은 이유때문에 겨울방학은 따로 없고여름방학이2∼3개월이나 돼 여름에는 학교에서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고 했다.
김교수는『당국이 법정시간만 채우면 수업시간조정은 학교장의 재량이라고 하나「에너지」난에 학교장의재량은 형식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교수는『보충수업을 한다고 과외가 없어지지않는실정이므로 보충수업시간을줄이고 봄·가을의 수업시간을 늘리면 여름철의 수업시간을 줄일수도 있다』고 했다.
환일중 김영복교사(42)는『교사들의 증원이 안된다면 여름에 수업시간을 즐이고 봄·가을에 늘리는것은 불가능하다.교사 문제가 해결된다면 여름철 수업시간을 단축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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