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판매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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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전개발 위한 「탐사세」 얹어 팔기도>
【동경=김두겸 특파원】 산유국의 원유판매전략이 최근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원유수출에 중유를 끼워 파는가 하면 무기공여를 조건으로 원유를 팔기도 한다. 일본의 중동문제연구소에 마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판매전략은 크게「페르시아만 형」과「북아프리카 형」으로 구분되고 있다.「페르시아」만 연안의「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판매정책은 석유 정유화·수송 등 이른바 하부부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이란」「사우디아라비아」등 은「메이저」(국제석유자본)에 대해 위탁 정유를 주요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원유생산에서부터 가공판매에까지 산유국이 모두 지배하려 하고있다.
「페르시아」만 연안국가 중「오일·달러」가 넘쳐흐르고 있고 상술에도 뛰어난 「쿠웨이트」는 석유의 유통부문을 장악한데 이어 소비국의 석유회사 및 주요사업에 자본참가까지 노리고 있다. 「알제리」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산유국은 산유량이 적은 탓인지 유전의 탐사·개발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알제리」는 최근 원유판매가격에 탐사세 라는 이름으로 개발 협력금을 「배럴」당 3「달러」씩 얹어 팔고 있는데 이자금은 유전개발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무기공여를 조건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사례다.
외교면에서 「팔레스타인」문제에 호의적 자세를 보이면 원유공급을 대폭 늘리는 경우도 있다. 「쿠웨이트」 「아랍」 토후국 연방은 최근 일본의 석유회사에 대해 유조선 연료용 중유를 싣고 오지 못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란」원유판매량의 20%정도를 중유로 함께 사지 않으면 원유를 팔지 않는다. 이 같은 중유 끼워 팔기는 산유국에서 중유가 크게 남아돌기 때문.
그래서 일부 중동 산유국은 『등유나 경유를 제3국 시장을 통해 가져오면 원유를 팔겠다』 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이란」 「쿠웨이트」).
한편 원유나 석유제품의 유통부문에 밝은 「오일맨」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산유국도 있다. 일본 통산성은 이것도 산유국의 원유판매조건의 하나로 보고 석유전문가 파견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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