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삭발…주방장은 칼 교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백약이 무효? 시즌 출발부터 연패의 늪에 빠진 프로야구 롯데가 갖가지 처방으로 부진 탈출에 공력을 들였지만 15일 LG에 또 지고 말았다. 모두들 허탈한 표정이다.

연패에서 벗어나려는 롯데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우선 구단은 상금을 내걸었다. 선수단은 삭발로 '화답'했다. 보다 못해 사직구장 내 선수식당은 부엌칼까지 바꿨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이런 지극 정성도 일단 '효험 없음'으로 판명나고 말았다.

지난 10일 롯데 구단이 택한 긴급 처방은 단계별 성과급 성격이 짙었다. 안타와 타점을 올리면 그때마다 1만5천원씩, 홈런을 날리면 3만원을 지급했다. '타격감'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선수단에 '단감'을 돌리기도 했다. 롯데 타자들은 13일 사직 기아전에서 11개의 안타를 때려 올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는 등 약발이 듣는 듯했다. 그러나 15일 경기에서 다시 3개의 안타만 때리는 데 그쳐 깨끗이 '원위치'하고 말았다.

마음 고생이 심한 선수들이 안됐던지 사직구장 내 식당 주방장은 부엌칼 교체식으로 선수 기살리기에 동참했다. 분위기를 바꾼다며 부엌칼 네자루를 새것으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12일 사직에서 열린 기아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중반까지 4-0으로 앞서가다 끝내 역전패한 데 이어 15일 경기에서마저 허무하게 무너지자 구단 프런트에서는 "숟가락까지 죄다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