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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야권 승리 … 여야 모두 "이번엔 깨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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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세 명의 후보자가 한자리에서 마주쳤다. 새누리당 나경원·정의당 노회찬·노동당 김종철 후보(오른쪽부터)가 27일 오후 서울 흑석동 달마사에서 열린 무료 국수나눔 행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동작을은 사전투표율이 13.22%로 높았다. [김경빈 기자]

재·보궐선거를 3일 앞둔 27일 여야가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25~26일 실시된 사전투표의 투표율(7.98%)이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양 진영 모두 비상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2000년 이후 14번의 재·보선 투표율 평균은 35.3%다. 이 중 투표율이 35%에 미치지 못한 7차례 선거에서 현재의 야권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투표율이 35~40%를 기록했을 때 여야는 1대 1로 동률을, 40%가 넘으면 3대 2로 박빙의 결과를 기록했다. 현재의 야권은 투표율이 35%가 넘어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통계상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번 투표율이 35% 내외가 될 것”이라며 “대선 때 높은 투표율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에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통상 30%대 투표율이 될 것”이라며 “전체 투표율보다 동작·김포 등 접전지역 투표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과거 7·8월에 치러진 재·보선은 모두 3차례로 투표율 평균은 29.5%였다. 결과는 모두 현재 여권의 승리였다.

 지역별로는 2011년 4·27 분당을 보궐선거가 높은 투표율(49.1%)을 보였다. 2008년 총선의 투표율보다 3%포인트 높았는데 결과는 야당 후보이던 손학규 전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4·24 선거에선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선된 서울 노원병의 투표율이 43.5%였던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나온 부산 영도는 36%였다. 지난해 10·30 선거 때 당선된 서청원 최고위원이 나온 화성갑의 투표율도 31.9%에 그쳤다.

 여야는 이번 선거에선 ‘높은 투표율=야권 승리’라는 법칙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15개 선거구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인 전남 순천-곡성(13.23%)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홍보수석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서갑원 후보 간 대결이 화제를 낳고 있는 곳이다. 이 후보의 고향인 곡성의 사전 투표율은 18.9%에 달했다. 새정치연합 김재윤 전략홍보본부장은 “호남에서 이런 수치가 나온 것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민들의 경고”라며 “남은 기간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사전투표율 2위에 오른 서울 동작을(13.22%)에선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사실상 양자대결을 펼치는 곳이다. 나 후보 측은 “큰일 났다”는 반응이다. 캠프 관계자는 “사전투표 마지막 날 시간당 1%씩 투표율이 올랐고 특히 약세지역인 사당 4·5동이 높았다”며 “(단일화 이후) 동작을이 금속노조 등 좌파의 집합소로 바뀌는 중”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동작을에 집결했다. 지난 20일 이후 두 번째 총력 유세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이 국정 발목 잡기라는 구태로도 모자라 나눠먹기 공천과 다른 야당과의 나눠먹기 후보연대를 도모했다”며 “이번 선거는 혁신하는 여당과 협잡하는 야당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참일꾼론을 내세워 지역경제와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에선 문재인·정동영 상임고문이 노회찬 캠프 고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세균 의원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유기홍 수석대변인까지 합류했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위원장은 “수원 3곳과 김포·동작을이 초박빙으로 근접했다”며 “여당의 지지층 결집도는 이미 90%를 넘은 반면 야당은 결집도에 여유가 남아 있어, 야권 지지층을 투표에 얼마나 참여시키느냐가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강태화·권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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