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나해 어로작업도울|복지모선 무궁화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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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초의 복지모선 무궁화91호가 29일 인천부두에서 첫 고동을 울렸다.
복지모선이란 한마디로 어로지도와 해난 구조기능을 갖춘 해상지원기지. 병아리를 거느린어미닭에 비유되기도 한다.
어미닭이 병아리에 모이를 찾아주고 위험이 닥치면 날개밑에 품어 보호하듯 복지모선도 어군탐지·안전지도를 하는한편 폭풍피해나 환자의 발생, 식수·식량의 부족등 재난이 발생하면 즉각 구조에 나서게된다.
복지모선을 이용한 안전조업방식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일뿐아니라 외국에서도 그 예가 없는 독창적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29일 취항한 무궁화 91호는 이같은 목적에 맞추어 톡별히 설계된 l천3백40t급의 배로 정부가 20억원을 들여 79년3월에 착공, 1년l개월만에 완공했다. 최고 속력 17「노트」에 34일간 l만2천해리를 계속 항해할수 있는 성능.
배에는 인공위성으로부터 TV송신을 받아 배의 위치를 확인하고 항해할수 있는 항법수신장치, 「레이다」, 음향측심기, 어탐기, 기상 및 해·어황조사·통보시설등 최신 장비외에 긴급구조를 위한 의료시설, 보급 및 간이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의료시설은 수술실·X「레이」실·진찰실·조제실등을 갖추고 의사·약사·X「레이」기사·간호원 각 l명씩 4명이 승선, 어로작업중 발생한 환자를 치료한다.
보급품은 33명의 승무원외에 60명에게 급식할수 있는 비상식량, 3천1백50「드럼」의 유류, 1천l백50「드럼」의 식수를 싣게되며 이밖에 1백50t의 수산물을 옮겨받아 실을수 있는 창고와 하루7t의 얼음을 생산할수 있는 제빙시설도 갖추고 있다.
복지모선의 취항으로 이제까지 응급환자의 발생, 폭풍에의한 식량이나 어로장비의 유실·파손, 연료의 누출등으로 멀리 어장까지 나갔다가 부득이 빈손으로 되들아와야 했던 어선들이 앞으로는 복지모선의 응급치료나 어구·장비의 보수, 식량·연료의 지원을 받아 조업을 계속할수 있게 됐으며 조난을 당하는 경우에도 즉각 구조가 가능하게 됐다.
복지모선의 운영과 의료비는 모두 국고에서 부담하고 유류·식수등 보급등에 대해서는 실수요자가 실비를 부담하게된다.
복지모선의 건조는 76년10월동해의 폭풍피해로 어선58척 침몰, 어민 3백49명이 사망한 비극을 겪은후 고 박정희대통령의 지시로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정부는 당초 복지모선 3척을 건조, 동·서·남 3해역에 각 1척씩 취역시킬 계획이었으나 예산관계로 우선 2척만 건조, 어황에 따라 이동배치키로 하고 이번 취항한 무궁화91호는 동지나해 어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오는 9월에 준공될 나머지1척도 무궁화91호와 똑같은 규모와 성능을 갖춘것으로 대화퇴를 중심한 동해에 배치할 계획이다. <글=신성순기자><사진=최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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