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윈산 "한·중 합작 안중근 영화 적극 도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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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류윈산(劉雲山·사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과 한국이 안중근 의사 영화를 공동 제작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위원은 24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이석현 국회 부의장 등 9명의 한국 초당파 의원과 이세기 한·중 친선협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안 의사(항일 투쟁)를 중국과 한국에 더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안 의사 영화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한·중 친선협회는 지난 3월 안 의사의 조국애와 동양 평화사상을 소개하는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하기로 하고 그동안 준비작업을 해왔다. 한국 측은 중국의 ‘국민 감독’인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측에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류 위원이 영화 제작에 대한 적극 지지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배우 캐스팅 등 작업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류 위원은 당 서열 5위지만 중앙서기처 서기(청와대 비서실장 격)와 언론, 인사를 담당하는 조직부까지 관장하고 있어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다음 가는 권력을 갖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는 또 양국 정당 간 교류를 활성화·제도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석현 부의장은 “여당과 야당을 분리해 교류하는 방식을 얘기했고 중국 측에서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류 위원은 또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북한이 참석하는 것은 (남북 긴장완화에) 좋은 일이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한국 측이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부부장은 23일 이 부의장 일행을 만나 “북한은 대화를 할 때 핵 고도화 등 도발을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6자회담 문턱이 너무 높다. 북한에 비핵화 의지를 먼저 요구하는 데 이는 대화도 하지 않고 결과를 요구하는 꼴”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 일행은 22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최근 북한이 경제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데 이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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