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즈만 참패이래 비 최대의 치욕|미국의 인질구출작전과 세계의 선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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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이번 「테헤란」인질구출작전 실패는 1970년 월맹 「손타이」 미군포로 구출작전 실패와 75년 「마야궤스」호 구출작전 실패에 이은 3번째 구출작전이었다.
「손타이」 미군포로구출작전은 「하노이」 서방 37km지점에 있는 「손타이」 포로수용소에 미공군과 육군이 「헬리콥터」로 침입해 포로구출에 나섰으나 포로들이 이미 몇 주일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한 뒤라서 실패했다. 당시「닉슨」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르로이· 메이너」준장 지휘로 작전을 벌였으나 특공대 1명부상과 「헬리콥터」 1대 추락으로 끝났다.
「마야궤스」호 구출작전은 「포드」 대통령의 지시로 「캄보디아」에 납치된「마야궤스」호와 승무원 4O명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코탕」도를 해공연합작전으로 공격했으나 이때 역시 포로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진 뒤였다.
미국은 이 작전에도 41명의 희생자를 냈다. 그러나 작전 당일「캄보디아」가「마야궤스」호 승무원을 석방함으로써 「포드」대통령과 반「포드」인사들간에는 작전의 성공 여부로 시비가 일었다.
미국이 이 같은 구출작전 실패에 못지 않게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1961년 「쿠바」의 「피그즈」만 침공작전이다. 당시의 「케네디」대통령은 「쿠바」 망명자들로 조직된 군대를 「피그즈」만을 통해 침입시켰다가 대패한 것이다.
세계적인 인질구출작전은 「이스라엘」과 서독이 각각 세운 「엔테베」작전과 「모가디시오」작전이다.
1976년「팔레스타인·게릴라」에 의해 「이스라엘」의 여객기가 납치되자「이스라엘」의 특공대가 「우간다」의 「엔테베」의 공항까지 비밀리에 침투해 인질1백4명 가운데 1백3명을 무사히 구출했다.
서독 특공대 역시 1977년 도시 「게릴라」 「바더마인호프」에 의해 곧 「루프트한자」 여객기가 납치돼 「소말리아」의 「모가디시오」에 기착하고 있는 것을 전격기습으로 86명의 인질을 구출해 냈다..
「엔테베」작전과 「모가디시오」작전은 작전의 정확·치밀성과 순식간에 해치우는 기동성으로 인해 세계 특공작전 사상 가장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엔테베」와 「모가디시오」가 제대로 조건과 시설이 갖추어진 국제공항임으로 해서「이스라엘」과 서독의 대형 수송기를 동원해 전광석화 같은 작전을 개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모두 험한 지형으로 인해서 항속 거리가 짧고 속도가 느린 「헬리콥터」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고 폭격기로 폭탄을 투하하는 식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다.
「테헤란」 인질구출작전 역시 모두 1천2백km의 장거리를 「헬리콥터」로 비행해야 했던 탓으로 「헬리콥터」 정비 미비에 못지 않은 불리한 조건이었다.

<진창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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