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과학상 구상한 심봉섭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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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무엇보다도 기초과학의 튼튼한 기반이 조성돼야 진정한 의미의 과학 입국이 이루어집니다』
제13회 대한민국 과학상(대통령상)수상자로 결정된 심봉섭 박사(54· 「카톨릭」 의대 교수)는 끝은 없이 시작만이 계속되는 기초 과학자로서의 자세를 이렇게 설명한다.
50년 서울대 의대를 나와 남들이 마다하는 기초 의학 분야에 뛰어들어 30년 간을 우리니라 생화학의 중추로서 매진해 온 심 박사의 주요 연구 부문은 혈청「헵토글로빈」.
혈청「헵토글로빈」은 인체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분자유전학·생리학·법의학 등 각 분야에서 이의 구명을 위해 다각도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물질이다.
심 박사는 58년이래「헵토글로빈」의 정량 분석법 개발, 동양인에 있어서의「헵토글로빈」의 구성 등을 구명했고 78년에는「헵토글로빈」이 암세포를 잡아먹는 대식 세포를 자극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내 암 연구로 유명한 미국 「슬로언· 캐더링」 암 「센터」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었다.
심 박사는 『사람이 암에 걸리면 혈청「헵토글로빈」의 함량이 높아지는데 이는「헵토글로빈」이 대식 세포를 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려는 생리적인 기능의 하나로 추정되며 결국 앞으로는 이「헵토글로빈」의 완전한 구명이 가장 자연에 가까운 방법으로 암을 퇴치하는 요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그는 『당장은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기초 과학 분야의 육성을 위해 정부·기업·대학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꾸준히 노력하면 우리나라도 가까운 장래에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수준의 연구가 이뤄질 수 있다』 는 견해를 피력했다.
무취미가 취미라는 심 박사는 부인 장재순 여사(51)와의 사이에 2남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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