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위치 주변의 학생이 더 많은데…"|승남중 이전 강행하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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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승남 중학교 (전남 승주군 송광면 이읍리 소재)가 현재의 이읍리에서 우산리로 이전된다니 이읍리를 비롯, 학교 인근 l5개 마을 7백21가구 주민들이 중학교 이전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일은 우산리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이 현재의 승남중이 송광면의 남단인 변두리에 있어 면내 다른 마을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멀고 면소재지에 중학교를 설립해야 중학교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중학 이전 계획을 추진, 전남도 교위가 지난해 연말 이를 승인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의 중학 이전 반대 실태 및 당국의 이전 목적,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을 취재해 주십시오. 최성주 <전남 승주군 송광면 이읍리>
승남 중학교가 있는 곳은 전남 승주군 송광면 이읍리 앞마을.
순천에서 39km 떨어져 있는 학구가 25개 마을에 2천1백29가구 1만2천1백89명의 주민이 살고있다.
1955년9월에 개교해 지금 12개 교실에 6백93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졸업생수만도 올해까지 23회로 2천1백60명에 이른다.
관내에는 이읍·송광·중앙·우산·서국민교 등 5개 국민학교가 있는데 매년 4백여명이 승남 중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학교 육성과 자녀 교육만을 즐거움으로 여겨오던 이곳 주민들이 두쪽으로 갈라선 것은 지난해말 전남도 교위가 송광면 중심지인 우산리로 중학 이전을 확정했기 때문.
이전을 반대하고 나선 쪽은 현 학교와 가까운 송광·이읍·대흥·효정·구표·오룡·영봉·장동·장안·월은·인덕·산척·봉천·죽산·덕동 등 15개 마을 7백21가구로 4백5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전을 추진하는 쪽은 오봉·신흥·신평·낙수·삼청·후곡·대곡·우산 등 10개 마을 1천4백가구에 진학생수는 2백40여명.
이설을 반대하는 곳보다 인구수가 많으면서도 진학생수가 적은 것은 신월·낙수·신전 등 8개 마을이 자유 학군으로 4km밖의 인근 주암면 주암 중학교로 3백여명이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남 중학교와 가까운 15개 학구 주민들이 이설을 반대한 것은 첫째, 동교 학생수의 3분의2가 15개 마을 출신 학생들이고 이설될 경우 통학 거리가 4∼8km씩 멀어지고 이설하려면 학교 기본 시설에 필요한 부지대 등 주민 부담금도 4천여만원이 소요돼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따른다는 것이다.
또 보성「댐」공사가 착공되면 오봉·신흥·신평·낙수·망리·대곡·후곡 등 7개리 6백여 가구가 수몰돼 학생수가 크게 줄어 면단위 중심지 구실을 못하게 되고 현 중학교 위치가 이읍리 앞산 기슭에 있어 폐교될 경우 1백76ha의 기존 대지는 전용 가치가 없게 된다.
이밖에 지금의 석조 건물과 대지 등 싯가 2억여원의 국가 재산이 사장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우산리로 이설 할 경우 주민 부담 4천여만원을 포함해 2억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며 노력 동원 등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설을 추진하는 측은 현 중학교는 면 중심지가 아닌 변두리에 있고 이설 했을 경우 면과 지서·농협·지도소 등 단위 기관이 집중돼 있어 학생수가 늘게 될 것으로 전망, 이전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설 추진위측 (위원장 김일대)은 이에 따라 대지 구입 등을 위해 금년 초에 우산리 등 10여개 마을 주민들에게 가구 당 1만5천원씩을 부과했으나 이설 반대 마을 주민들이 호응을 안해 지금껏 부과를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설 추진위측은 재원 확보가 어려워지자 2차로 추진 지구 학부모들에게 가구 당 1만5천원씩을 또 부과했다.
이에 대해 이설 반대 추진위 측은 도 교위가 우산리로 학교 이설을 강행할 경우 자녀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같이 같은 면내 주민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져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 교위는 보성「댐」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중학 이설을 강행할 방침이다. 도 교위는 그 이유로 현 승남중이 송광면의 남단에 있어 학구의 한 쪽에 치우쳐 있고 학생들의 통학에 불편을 주고 있기 때문.
따라서 이 중학교를 우산리로 이설 할 경우 후곡리 학생들은 현재의 9km에서 5km, 대곡리는 6km에서 2km로, 월산리는 11km에서 7km, 우산리는 6.5km에서 2km등으로 5개리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단축되고, 통학거리가 멀어 이웃 면의 주암 중학에 진학하는 오봉·신흥·신평·낙수리 등 4개리 학생들이 승남중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또 현 승남중의 학급수가 12개 학급 (학생 수 6백73명)이나 교실은 11개 교실 뿐으로 시설이 부족해 확충이 시급하고 기존 교실도 25년 전에 지어 개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당초 승남중이 현 위치에 설립된 것은 이웃 면인 외서면에 중학이 없어 외서면의 학생까지 수용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72년 외서면에 중학이 신설돼 외서면 학생의 수용이 필요 없게 된 것도 이설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 교위는 올해 예산에 승남중 이설에 따른 예산 2억원을 확정해 놓고 건설부에 보성「댐」건설 여부를 문의하고있다. 건설부가 「댐」 건설을 확정지어 「댐」 높이를 40m로 할 경우 낙수리에서 우산리 인근까지가 수몰돼 승남중을 이설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보성「댐」 공사 실시 여부가 이 중학교의 이설 여부의 관건이 돼있는 셈이다.
승남중은 이읍리 이장수씨 (52·현 여수 구봉중 교감)가 52년도 고등공민학교로 설립, 이읍 국민학교에 부설됐던 것이 55년도에 중학교로 승격됐다. 【순천=박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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