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쟁점-거의 학내서 해결할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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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학가가 한달째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대·연대·고대·서강대·이대 등은 교수·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학원자율화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으나 일부 사립대는 교수·학생·재단측이 서로 대립, 시위·농성·총사퇴 등 과열로 치달아 현재 12개 대학과 8개 전문대학 등 20개 대학이 휴강중이거나 휴강했다가 다시 개강했다.
국립대학과 재단운영이 견실한 일부 사립대의 경우 학생들의 주 논점이 호국단폐지·학생회 부활 등이어서 학생·교수·재단측이 함께 극복할 수 있었으나 재단운영의 정상화를 들고나온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쉽사리 수습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어 『조속히 학원내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기대이다.
학생들은 현재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는 재단측이 정상적인 대학운영을 하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으며 교권을 위협하는 것은 학생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의 분규점은 다음과 같다.

<족벌체제>
세종대의 경우 농성사태 이전까지 주영하 학장의 부인 최옥자 교수가 대학원장 겸 부학장이고 2남·장녀」3녀도 처장·과장 교수직을 맡고 있다.
3일부터 족벌체제타파를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세종대생 2백여명은 11일에도 학장실과 학장공관인 애화헌에서 계속 농성했다.
이에 대해 최 대학원장은 『2남은 5일자로 기획처장직을 내놓았고 장녀는 79년12월 교수직을 휴직했으므로 자신은 지금과 같은 폭력사태아래서는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
이밖에도 경희대·모양대 등 몇몇 대학은 부부가 총장·이사장을 나누어 맡거나 친족이 이사진에 참여하고 있어 학생들은 『학원의 족벌운영』을 비판하고 있다.
이같은 족벌운영 때문에 교권은 재단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총장인 설립자와 교수사이는 전 근대적 주종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같은 것으로 지적됐다.
중앙대·명지대·경기대·홍익대 등 소요사태를 빚고 있는 대학들은 모두 이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몇몇 대학에선 교수협의회를 구성해 새 총장과 이사진을 선출하라고 학생들이 요구했다.

<재단의 불합리한 운영>
몇몇 대학에선 재단측이 부정편입생·청강생을 마구 받아들이고 있으면서도 학교에 재투자를 하지 않아 시설과 교수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주장 ▲학교재정공개 ▲학교·재단분리운영 ▲총장사퇴 등을 요구했다.
재단측이 시설확충 및 우수교수확보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해서 등록금산출근거 및 예산·결산서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다.
홍익대·경기대 등에선 시설 및 교수확충을 요구했고 국제대는 58년 이화여대재단에서 인수한 이후 학교발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화여대재단으로부터의 분리를 요구하고있다.

<교권문제>
학생들의 농성·시위가 심해지자 일부 교수들은 교권확립문제에 고민하고 있다. 교수는 학교(재단)측에서 응분의 대우를 받아야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인격적 대우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학교·학생의 중간에 끼여 할말을 잃고 있다. 목원대·계명대·총신대·상지대 등 4개 대학에선 교수들이 학원사태에 책임을 느끼고 사퇴해 강의가 어려운 형편에 빠졌다.

<어용교수문제>
학생들은 체제에 협조했거나 재단에 아첨한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학교건 그 기준실정이 어려워 퇴진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일단 다른 문제가 수습되면 자발적인 진퇴로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
휴강중이거나 휴강했던 대학괴 전문대는 다음과 같다.
◇대학 ▲조선대 ▲경희대 ▲한양대 ▲세종대 ▲계명대 ▲인천대 ▲경기대 ▲원광대 ▲한국체육대 ▲상지대 ▲한사대 ▲삼육대 ▲부산수산대
◇전문대 ▲예수간호전문 ▲인천공전 ▲기전여전 ▲대림공전 ▲울산공전 ▲상지보전 ▲조선대보건전문 ▲대전보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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