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축함 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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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지=성병욱 기자】최초의 한국형 전투 구축함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건조되어 8일 상오 ○○중공업 기지에서 진수됐다. 국민이 낸 방위세로 건조된 이 구축함은 자유진영이 보유한 동급함에 비해 대함·대공 및 대잠작전 기동력이 더욱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해군은 구축함을 미국에서 도입, 실전 배치해 왔다. 구축함은 북괴가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에 대항하는 대잠작전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투함으로 해군의 주력함이다.
이날 진수식에는 최규하 대통령 내외를 비롯, 주영복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최규하 대통령은 치사를 통해『국토의 3면이 바다와 접해 긴 해안선과 수많은 부속도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안전보장의 측면에서는 물론 대내외적 교역진흥을 위한 해운항로의 안전유지와 해양자원의 보호개발 등 여러 면에서 해군력에 의한 제해권의 확보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통령은『이 군함은 우리나라 기술진과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선진 제국의 조선기술을 폭넓게 연구 검토하여 이를 토대로 건조비 절감은 물론 우리나라 실정에 부합하는 독자적인 구상과 설계로 말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통령은『이 군함은 우수한 기동력과 함께 봉함·봉공·대잠수함 작전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더욱 개선되고 발전된 제2, 제3의 정예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과 정진을 당부했다.
진수식에서 대통령 영부인 홍기 여사가「테이프」를 끊자 선수에 마련된「샴페인」이 터뜨려지고 꽃바구니에서 오색「테이프」와 꽃가루가 쏟아져 나왔으며「도크」안으로 해수가 밀려들어오면서 참석자들의 박수 갈채 속에 한국해군 사상 최초의 구축함이 서서히 진수됐다.
최 대통령은 이어 김종곤 해군 참모총장의 안내로「도크」위를 돌면서 진수되고 있는「울산함」을 20분 동안 살펴보았다.
최 대통령은 식이 끝난 뒤 정주영 전경련 회장의 안내로 공장시설을 살펴본 뒤 회사 영빈관에 마련된「칵테일」장에서 울산함을 건조한 민간회사 간부 등과 해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정재석 상공부장관·문형태 국회 국방위원장·유병현 합참의장을 비롯한 3군 참모총장·정주영 전경련회장·함명수 의원(유정) 전 해군 참모총장 등 6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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