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와 직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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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스터피스」(Masterpiece·독어 Meisterwerk)를 보통 영어사전에서는『걸작』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 어원은 중세기 때의 서구에서 나왔다. 가령 어엿한 구두장이가 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도제(레를링) 생활을 거쳐야 한다.
보석장이가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도제노릇을 해야 한다. 물론 소정의 수습기만 거친다고 저절로「마이스터」(장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습을 끝낸 도제는「마이스터」의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마스터피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게 통과되기 전까지는 도제는「마이스터」집에서 침식을 하며 잔심부름까지도 맡아 해야한다. 그 동안의 급료는 거의 명목적이나「마스터피스」를 만들어냈다 하여 모두가「마이스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중세의「마이스터」는 동업조합의 정식회원이다.
그것은 종신 회원제이기도 하다. 그 만큼 폐쇄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제에서 정회원「마이스터」로 되는 것은 극소수일 뿐이다.
이래서「마스터피스」가 통과되어도「마이스터」가 되지 못하는 도제는「게젤레」(직인) 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는「마이스터」아래서 근무하면서 급료를 받는 기능공이 된다. 이렇게「마이스터」에의 길은 대단히 좁았고 험준했다. 따라서「마이스터」의 자기 직업이며 기술에 대한 긍지도 대단했다.
제2차대전 중「마이센」을 연합군은 폭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마이센」자기를 너무나 아낀 때문이었다. 그「마이센」자기는 바로 18세기에「마이스터」들이 완성시킨 것이었다.
「뢰뵌브로」맥주가 오늘의 명성을 얻게된 것도「마이스터」들이 대를 이어가며, 품질을 꾸준히 개선시켜 나간 탓이었다.
그런「마이스터」제가 아직도 독일에서는 살아있다. 뒤졌던 독일이 단 1세기만에 오늘의 산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마이스터」제에 의한 직업교육 덕분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서독에서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어린이의 진로가 갈라진다. 곧 10세만 되면 엄격한 국가시험을 치른게 되고 여기 합격해야 대학진학을 위한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 불합격한 절반 가량의 학장은「하우프트슐레」라는 실업 중학에 들어간다.
이들에게는「마이스터」에의 꿈이 있다. 이 또한 쉽지는 않다. 견습공 1백40만명에「마이스터」는 1백여 직종을 모두 합쳐도 2만명에 불과한 것이다.
그만큼 훈련도 엄격하고「마이스터」자격시험도 까다롭다. 그 정도로 자기기술에의 자부도 커진다.
뭣 보다도 그들에게는 자기네가 서독의 산업발전의 추진력이자 기둥이 된다는 긍지가 있다.
우리에게 아쉬운 것은 이런 기능인의 긍지다. 그리고 이들을 우대하는 사회풍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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