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공개"엔 거의 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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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년들어 처음으로 지난달 31일 열린 대학입학예비고사위원의(위원장 김영기문교차관)에서는 ▲예시합격선 존폐문제 ▲시험문제 공개여부 ▲3수 감점제 폐지문제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일부위원들은 예비고사제도 자체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해 주목을 끌었다.
일부위원들은 예비고사제도를 외국의 경우처럼 자격고사형태로 바꾸어 일정 수준에 이르는 학생들에게만 대학진학·수학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출제방식도 객관식 위주에서 탈피, 주관식-논문식을 곁들여야한다(언론인 김승한씨)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나온 위원들의 주장을 간추려본다.

<합격선존폐>
합격선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이었으나 존속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합격율이 지난해의 경우 88%나 되었기 때문에 합격선을 두는 것은 무의미하며 불합격한 일부수험생들에게 정신적인 부담만 준다는 의견이 많았다(언론인 윤종현·김병수씨). 그러나 예시에 떨어진 학생에게 일시적인 위안을 주기 위해 합격선을 없애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이화여고 정희향교장)는 의견도 나왔고 예시제도가 있는한 합격선은 존속해야하며 대학의 질을 높이고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합격선은 의미가 있다(인천교대 김판영 학장)는 주장도 있었다.

<3수 감점제>
재수생대책의 하나로 창안된 3수감점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
3수감점제는 너무 응징적인 제안이라고 밝히고(언론인 김병수씨) 절대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었지만 실력이 부족한데도 계속 대학 진학만을 고집하는 수험생에 대한 개몽적인 효과가 있다(교육개발원 이영덕원장·서울대정원식교수)고 보는 위원도 있었다.
또 실시 2년만에 폐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느낌도 들기 때문에 좀더 연구·검토하자(김철국회전문위원·김판영학장)는 의견도 나왔다.

<시험과목 조정>
지난해부터 인문·자연계로 구분해 시험과목도 달리해서 시험을 실시해 과목선택에서 오는 득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 과목을 조정하든지 과목간 난이도(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기술(남자)과 가정(여자)과목, 실업선택과목(농·공·상·수산)에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에(정희향교장) 이들 과목에 대한 조정도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문과계 학생들은 과학과목 선택에서 점수 얻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생물만 택하고 화학·물리는 도외시해 학교 교육에 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인창고 서용택교장)고 말했으며 국어Ⅱ와 한문Ⅱ에 대한 출제가 미흡하다(경기고 황철수교장)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문제뿐 아니라 예시개선방안들을 당장 금년부터 재조정하면 혼란이 또 야기되므로 장기계획을 세워 일정한 준비기간을 두고 실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정원식교수).

<문제공개>
문제 공개에는 모두 찬성의견을 나타냈으니 예시문제가 공개되어도 좋을만큼 현재의 출제내용이 세련되지 못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이영덕원장)는 견해도 있었다.
예시문제를 공개하면서 시험시간도 늘려 수험생들이 충분히 문제를 풀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연세대 김난수교수).

<실업계 동계진학특혜>
고교에서 기능을 익히고 대학에서 더 심오한 이론을 배우겠다는 학생에게 교육기회를 주는 것은 좋으나 예비고사에서 특전을 주는 것은 반대지만 대학본고사에서 특전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정원식·김난수교수)는 의견도 나왔고 대학에 일임하는 것이 옳다(정희향교장)는 주장도 있었다.

<산업체 근로자 대상확대>
산업체특별학급이나 야간고교졸업생에게만 적용해온 예시별도사정의 특전을 방송통신고교 졸업생이나 검정고시합격자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대부분.
그러나 현행 산업체근무경력 3년은 학교 재학중 근무경력도 인정하고 있으나 일반 정규고교생과 형편을 유지하려면 고교졸업후 3년이상 경력을 가진 학생에게만 특전을 주는 것이 타당성이 높다(서용택교장·김난수교수)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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