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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금융·재정 모든 수단 동원, 경제 살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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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 대통령 “장수기업 많이 나오게 지원책 곧 발표”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에 참석해 “우리 중견기업의 가업이 원활하게 상속돼 100, 200년을 이어가는 명문 장수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기념떡을 자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여소희 수원전산여고 학생, 최경환 경제부총리, 한성훈 태양금속공업 사장, 박 대통령,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장병갑 미림여자정보과학고 교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진식 SIMPAC 회장. [박종근 기자]
본지 7월 22일자 1면.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금융·재정을 비롯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제2기 내각의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고용을 중심으로 한 가계소득 증가를 바탕으로 내수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서민들이 실질적으로 경제회복을 느낄 수 있는 체감효과, 일자리 창출과 투자효과가 큰 곳에 재원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기 내각 출범을 계기로 집권 2년차 하반기에는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 재정적으로 돈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열정과 창의적 노력을 통해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갖고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면 해낼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 효율의 극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규제완화는 돈 들이지 않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규제를 제거하는 것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라는 각오로 시장 관련 규제를 책임지고 개혁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석 달 넘게 국정 과제 추진이 꼬여 있는 상황과 관련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경제팀에 과감하고 선제적인 경제 운용을 당부한 것으로 재정은 풀고 금융 규제도 대대적으로 완화하라는 의미가 담겼다”며 “24일 발표될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안에 이 내용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엔 점점 악화되는 국내외의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주춤거릴 여유가 없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2기 내각 출범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한 데 이어 이번 주 내내 경제와 외교·지방 행정 등 국정 각 분야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규제 혁신에 관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해 나가기로 했다. 25일엔 전국 시·도지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회의 도중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새로운 교통시스템과 관련한 발표를 하자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까 피드백을 받고 난 다음에 시행이 됐으면 한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국민이 실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서 장관은 즉각 “이번 광역버스 입석 금지와 관련 문제를 일으켜서 송구하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은 재차 “국민이 완전히 실험 대상이 됐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다그쳤다. 박 대통령은 또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부진한 푸드트럭 규제 개선에 대해 보고할 때는 “일단 푸드트럭에 대해 이렇게 우리가 하기로 했다면 돼야 한다”며 “그냥 얘기만 하고 별로 실효성도 없으면 함부로 입 밖에 내면 안 된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도 경제 살리기 강조=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한목소리로 경제회복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특히 세계적인 통화전쟁 때문에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날 자 본지 1면 보도와 관련, “ 당국이 통화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비판을 수용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그나마 수출로 버텨온 우리 경제가 강대국의 화폐전쟁으로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수출경쟁력이 많이 악화됐다. 국가대표급 기업들도 휘청거리고 있어 굉장히 걱정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대기업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감세로 혜택을 봤기 때문에 지금처럼 내수 경기가 어려울 때 임금 인상, 배당 확대 등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며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방향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화 강세에 대한 수출기업들의 우려를 정부에 확실하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신용호·김정하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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