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커넥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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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68년「콜럼비아」대학 사회심리학의 한 연구「팀」이「뉴욕」도심지에서 지갑을 떨어뜨리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지갑을 주운 사람중의 평균 48%가 분실자에게 돌려 주곤했다.
그런데 6윌4일「로버트'케네디」가 암살된 날에는 단 한개의 지갑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후 수십명을 2조로 나누어 갑조에는 미담「뉴스」를 들려주고 을조에는 살인사건을 방송하였다.
그런 다음에 청렴하고 정직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몇%나 되느냐고 질문하였다.
그러자 갑조는 절반 이상이 정직한 인생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고 응답했다. 을조는 대부분이 이와 엇갈리는 응답을 해왔다.
요새 어린이「타잔」칼이며 수갑이 국교주변에서 날개돋치듯 팔리고 있다고 한다.
뭣이 어린이들로 하여금 이런 흉기를 애용하게 만들고 있을까. 따지고 보면 얌체 상혼만이 문제가 아니다.
신문을 펼쳐본다. 연일 부산에서 적발된「코리언·커넥션」얘기가 판치고 있다.
주범 이는 밀륜범으로 잡혀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몸이었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구속11개월만에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왔다.
그 후 6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도록 비록 주민증을 위조했다지만 버젓이 거리를 활개치고 다녔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법은 있으나 마나다. 믿는 데만 든든하면 얼마든지 법망도 우롱할 수가 있는 세상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주범 이는 가히 한국판「마피아」의 대부와도 같다. 배신자는 철저히 보복하는 등 법보다도 주먹이 가까운 왕국 속에서 그는 살았다.
그의 1억이 넘는 집 대문에는 비밀「비디오·카메라」가 장치되어 있었고, 그밖에도 전파탐지기며 야간용 자외선 망원경 등이 숨겨있었다고 한다. 모든게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이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서 어린이들은 과연 무엇을 느낄 것인가.「히로뽕」중독자가 75년부터 급증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크게 염려 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기사를 읽으면「히로뽕」의 마력은 이만저만 퍼진게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주범이 잡혔다는 사실이다. 그가 6년씩이나 호유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히로뽕」밀조로 하루에도 몇 백만원씩 뿌리고 다닐 수 있었다는 것도 중요한게 아니다.
「히로뽕」이 얼마나 해로운 것 인가하는 점이다. 이 핵심적인 사실이 너무 뒷전에 물러나 있다는게 사실은 더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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