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교 졸업식에 상이 너무 많다〃|학생 한사람에 1.6개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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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식에 외부인사의 상이 갑자기 늘어났다. 시상자는 해당출신구 국회의원·청년회의소장·통일주체국민회의대의원·기업체장·「보이·스카웃」연맹위원장·「라이언즈」회장에서부터 구청장·경찰서장·읍면장·주부교실위원장·조기축구회회장등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인사들. 일부학부모들은 이들의 선심공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서울개봉동60 개봉국민학교의 경우 졸업생6백92명중 70%인 4백70명이 국회의원상등 각종명목의 상을 받았다.
우등상·개근상·교육구청장상등 통례적인 상들외에 공로표창이란 명목으로 1백60명이 상을 받았으며 경찰서장장 8명, 마을금고이사장상8명 외에도 국민은행·농협등에서 주는 상등 상이 14가지나 된다.
지난14일 졸업식을 가진 광주산수국민학교의 경우 학교장상 4종류외에 산수동새마을금고이사장상을 비롯, 외부인사가 주는 상이 18종으로 모두22개나됐다. 이때문에 졸업생은 7백40명이었으나 상을받은 학생은 연1천2백46명이나돼 졸업생 1명이 1.68개씩의 상을받은꼴이 됐다.
또 광주시내서석국민학교도 상의종류가 이와비슷해 졸업생이 8백53명이었으나 1천18명이상이 받았고 광주충장중(졸업식1월10일)도 졸업생 7백59명중 5백28명이 상을 받았다.
이같이 상의종류가 많아지자 어떤 졸업생은 3∼5개씩의 상을 타는가 하면 졸업반학생의 거의 모두가 상을 타게 돼 학생들에게 『상이 별것아니다』라는 인식을주어 상의 권위가 크게 떨어지고있다.
각종상의 남발은 고등학교보다는 중학교·국민학교가 더심하고 특히 사립학교나 전수학교·고등공민학교·새마을 학교등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구시내 67개국민학교는 지난12일부터 졸업식을 하면서 졸업생들에게 우등상·개근상·정근상등 필수적인 상외에도 육성회장상·주부교실 경북도지부장상·대구은행장상·특기상등 10∼20종류의 상장을 만들어 졸업생들에게 2장이상 주었다. 삼덕국민학교의경우 19일 졸업식에서 우등상·개근상 외에도 주부교실 경북도지부상·교육회장상·「보이·스카웃」경북연맹상·은행장상·농협조합장상·적십자경북지부장상·새마을금고상등 10종류 8백68장의 상장을 만들어 졸업생6백58명에게 1인당 1∼3장의 상장을 주었다.
서울월계국민학교교장 박봉업씨(56)는 『상이란 원래 뜻이 보통보다 뛰어난 업적이나 선행을 장려하는 것인데 아무에게나 나누어 먹기식으로 준다는것은 그 본래 의미를 잃은것』이라고 말하고 『교육적인 효과면에서도 없는것만못하다』고 했다.
박씨는 특히 다른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자기선전을 위해 어린이를 이용한다는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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