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국수 vs 수학자 1대6 대결의 승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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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창혁 9단(左), 이창호 9단(右)

서울 ICM 기간에 열리는 대중행사는 강연 외에도 다양하다. 한국기원이 준비한 바둑 학술대회, 체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2500여 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바둑과 현대 수학·과학은 무슨 관계일까.

 바둑판은 가로·세로 각 19개의 줄로 구성된다. 가로줄과 세로줄이 교차하는 점이 19의 제곱인 361개, 그 각각의 점에 흰 돌, 검은 돌이 놓이거나 혹은 빈 자리로 남는 경우의 가짓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기사(技士)가 어떤 순서로 어떤 위치에 돌을 놓아 공격과 수비를 하느냐는 조합게임이론·인지심리학 전문가 등에겐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그 정확한 포석 원리를 분석해 낸다면 1997년 IBM의 수퍼컴퓨터 ‘딥 블루’가 체스 세계챔피언을 꺾었듯 바둑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이기는 날이 올 수도 있다.

 8월 19일 오후 3시에는 이병두 세한대 바둑학과 교수가 이런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바둑 속에 포함된 수학적 원리와 컴퓨터 바둑 현황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교수는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오클랜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학적 계산을 통한 한·중·일 프로바둑 기사의 포석 비교 등의 연구를 해왔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바둑 국수(國手)와 ICM에 참가한 수학자들이 동시에 대국을 하는 1대 6 지도 다면기(多面棋)가 열린다. 유창혁·이창호·서봉수·박지은 9단과 김효정 2단이 참여한다. 30~40명가량은 대국장 입장이 가능하고, 유창혁·이창호·서봉수 9단의 조에서 각 1개 대국 상황을 컴퓨터 프로그램(사이버 오로)을 이용해 대국장 밖으로 중계한다.

 한편 8월 13~20일에는 독일 오버볼파크 연구소와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IMAGINARY’ 체험전이 ICM 행사장에서 열린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작동되는 3D 수학 조형물을 만져볼 수 있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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