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신입사원 해외연수, 입사 2년차 해외근무 … 글로벌 마인드로 매출 99%가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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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은 해외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베트남 현지법인에서 신입사원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1996년 처음 시작돼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이 매출의 99%, 서울 본사 직원 650여명에 해외 생산기지 근로자 3만6000여명인 기업, 의류 수출 전문기업 한세실업이다. 나이키·갭·랄프로렌·아메리칸이글·아베크롬비앤피치·리미티드 등을 비롯해 월마트·타겟 등 대형 할인 매장의 자체상표(PB) 의류, 에이치앰엔(H&M)·자라(ZARA)·유니클로(UNIQLO) 등 세계적 SPA 브랜드의 의류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및 제조자 개발 생산(ODM)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자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글로벌 인재의 양성이다. 파격적 수준의 연봉으로 뽑은 우수한 직원들을 입사 교육때부터 실시하는 해외연수제도를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로 키워내고 있다. 이 같은 인재 경영은 창업주인 한세예스24홀딩스 김동녕 회장의 경영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높은 연봉을 지급해야 좋은 인재가 몰리고, 그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 이다.

 ◆다양한 해외연수 프로그램= 한세실업은 신입사원 입사 교육에서부터 해외연수를 실시한다. 그리고 취업 후 1년이 지나면 해외 현지법인에서 1년6개월 내지 2년간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3년차 이상 직원은 미주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신입사원 해외연수는 해외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베트남 현지법인에서 이뤄진다. 1996년 처음 시작해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회사의 사업 분야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국제적 감각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다. 또 그룹별 의류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현지공장의 생산과정을 두루 경험하는 한편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고 한세실업 총무팀은 그 취지를 설명한다.

 취업 후 1년 이상이 되면 베트남·인도네시아·니카라과·과테말라·미안마 현지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다. 해외법인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1988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이를 통해 생산 현장의 업무를 총체적으로 체득하고 10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관리해 봄으로써 중간 간부로서의 책임감과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량을 함양하게 된다. 베트남에서 약 2년간 근무한 수출1A21팀의 조리라 과장은 “이제 베트남어로 현지인과 대화하는 데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며 “해외 근무 경험은 현재 팀장 업무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미주 연수 프로그램은 11년째 진행 중이다. 뉴욕 디자인센터의 직원을 만나 현지 바이어의 동향을 듣고, 바이어의 매장을 방문해 현지인이 한세실업이 만든 옷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며 현지의 의류 유통 과정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외국인 직원 공채도=올해 1월 한세실업 본사에 근무하는 베트남 출신 직원 찌엠꾸억 바오(31·남)씨가 대리로 승진했다. 첫 번째 외국인 승진자로 주목받았다. 한세실업은 2011년부터 외국인 사원을 공채하고 있다. 현재 7개국 출신 18명의 외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세실업의 모든 직원은 국적에 관계없이 4년 근무 후 대리 승진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며 여기서 통과되면 승진한다. .

 외국인 직원들은 국내 신입 직원과 동일한 교육과 연수를 받고 본사에서 근무하며, 급여 수준과 복리 혜택에도 차별이 없다. 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임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김동녕 회장이 직원들과 매주 한 차례 하는 모닝데이트에 외국인 신입 직원들도 똑같이 참석한다. 한세실업 총무팀 관계자는 “외국인 직원들에게 단순히 통역을 시키기 위해서 선발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빨리 성장해서 팀장, 부서장, 대표이사가 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좋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인크루트 시장에 알려져 있다. 지난해 공채한 신입사원 연봉은 4300만원.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일류기업 수준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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