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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50일 잠행 "백두산 삼지연서 머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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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2월 12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방문 이후 4월 2일까지 50일 동안 공식활동을 중단해 한.미.일 정보당국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잠행(潛行) 중 상당 시간을 백두산 삼지연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정보 소식통은 13일 "金위원장이 공식활동을 중단한 뒤 삼지연에 있었던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관측하고 있다"면서 "金위원장이 삼지연으로 간 것은 이라크전과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미군이 한반도 주변에 전력을 크게 증강시킨 것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金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CBS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이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서태평양 지역에 장거리 폭격기 등 전력 증강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였다.

미군은 지난 2월 4일 WC-135W 핵실험 감시용 항공기를 시작으로 B-1, B-52 장거리 폭격기와 항공모함 칼빈스호 등을 3월 중순까지 속속 한반도 주변에 배치했으며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지난 2일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

金위원장은 하루 뒤인 3일 김영춘 총모장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군 수뇌부를 대거 대동하고 다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金위원장이 머물렀던 삼지연에는 전용 별장인 '특각'이 두곳 있으며 양강도 삼지연군 포태노동자구엔 전시지휘소인 '비상집무실'도 있어 북한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특각과 비상집무실이 함께 있는 곳은 삼지연이 유일하며, 이 곳의 비상집무실은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 특수시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두산 기슭에 위치한 삼지연은 북.중 국경선과 인접, 미군도 쉽사리 공격하기 어려운 '비폭(非爆)지역'이다.

통일외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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