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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건경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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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①전대통령 윤보선씨의 선동조정과 자금지원
▲지난11월10일 12시경 전대통령 윤보선씨는 소위 민주청년협의회장 이우회(26세)등이 자가에서 당일 오전에 최규하대통령권한대행의 『시국에 관한 특별담화』로 밝힌 정부의 정국안정발표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던 중에 이들에게 『성명발표만으로는 민주화달성에 미흡하니 군중대회같은 방법으로 보선을 저지해야 한다』고 종용하였고
▲이에따라 민청회장 이우회는 동일 16시경 광화문 소재 모경양식집에서 민청간부 8명이 모여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윤보선씨의 의도를 전달하였으며 기독교청년협의회측과 제휴,협조할 것을 결의하였다.
▲11월12일 9시경 윤보선씨는 자가에서 소위 국민연합명의의 성명을 발표한후 같이 있던 민청회장 이후회에게 『요즘 청년들이 무기력하다. 군중대회같은 방법을 연구해보라』고 재차 충동하였고
▲다음날인 11월13일 상오9시경에도 헌정동지회등 5개단체명의의 성명을 발표한후에 또다시 민청회장 이우회에게 『군중대회를 연구해 보았느냐?』고 촉구하여 이우회가 민청운영위원회의 결의사항을 보고하자 윤보선씨는 이우회에게 경비조로 10만원을 지원하였다.
②일부 구정치인의 동조와 민청간부들의 모의
한편 11월12일오전 이미 윤보선씨로부터 민청의 이우회등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은 헌정동지회소속 전의원 양순식과 동 박종태(60)는 윤보선씨댁 정원에서 민청회장 이우회에게『군중대회를 추진함에 있어 우리들의 이름이 필요하면 빌려주고 집회에도 가담할터이니 잘 연구해보라』고 윤보선씨의 의도에 동조하면서 격려해 주자 이에 고무되어
▲11월13일12시40분경 이우회는 당주동소재 모경양식집에서 민청운영위원회를 열어 집회의 대체적인 방향을 결정한바 집회는 결혼식으로 가장하고 재야인사를 준비위원으로 추대하며 전국규모의 행사로 확대키위해 전주·광주·대구·부산등 지방조직을 점검하기로 결정하였고,
▲11월14일 오전9시∼오후2시 사이 다시 동운영위를 열어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논의결정한바 일시 장소는 11월24일 YWCA 또는 11월25일 서울예식장으로 결정한후 부위원장 최열 (30)과 운영위원 이석표(20·미검)가 예약하고
▲지방조직점검책 3명을 이미 윤보선씨댁에서 발표한 국민연합및 5개단체명의의 성명서를 지참시켜 출장키로 하였으며 소요경비는 동일 오후3시쯤 기독청년화관에서 윤보선씨의 부인공덕귀여사로부터 연락동원임무를 맡은 홍성엽이 10만원을 수령하였다.
③동조세력 규합을 위한 접촉활동
▲11월16일 19시경 집회를 먼저 주도한 민청회측의 제의에 따라 태평로소재 모다방에서 민청회장 이우회와 기청회장 김정택(29)등을 포함한 양측대표 10명이 회합을 갖고 민청과 기청이 공동추진키로 합의결정하였고,
▲11월20일하오6시께 종로소재 모 다방에서 기청회장 김정택과 한국기독학생회 총연맹 (KSCF) 간사 박종렬(32)이 회동하여 개신교의 일부목사들을 박종렬이ㅣ 동원키로 하였으며 양순식 박종태 임채정 김병걸 백기완 등을 준비위원장으로 박형규 이시영 박태순 내춘호 이해동 권호경등 20명을 실행위원으로 추대키로하여 각각 응낙을 받았으며 민청과 기청의 연합회의에서 함석헌을 집회의 대회장에 추대키로 하였고.
▲한편 동일 이들로부터 기간중 집회준비및 추진경과를 보고받은 윤보선씨는 자택을 방문한 헌정동지회 양순식과 박종태에게 『이번집회가 계엄하에서 하는 것이라 걱정이 되니 동지들과 잘 협조하라』고 당부하였다.
④집회준비완료
▲11월21일12시께 10시 홍성엽은 자신을 신랑으로하고 가공의 신부이름을 윤정민으로 한 명함크기의 청첩장을 관철동 인쇄소에서 5백장 인쇄한후 민청, 기청 각출판사, 국제사면위원회등 평소 여사한 활동에 동조하던 단체소속원에게 배포하는 한편,
▲다음날인 11월22일 하오10시에 미아동소재 한빛교회에서 모이는 목요기도회에 홍성엽·최열이 이해동목사을 방문하여 기도회 종료후 결혼식광고와 더불어 참석자 30여명에게 가청첩상을 배포하였고,
▲11월23일 하오3시30분 조성자·이우회·김정택이 함석헌을 동대회장으로 추대키로한 사전계획에 따라 함석헌은 최민화로부터 결혼식을 가장한 군중집회임을 알고도 참석하여 주례로 행세할것을 요구받고 쾌히 응낙한후 당일 군중집회에 참석, 사회자인 김정택이 함석헌을 대회장으로 소개시, 일어서서 회집한 참석자들로부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고서 군중에 답례하고 명실상부한 대회장으로서 불법집회에 참석한 사실이 동참자들의 진술에서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에 의해 검거되자 태도를 돌변하여 집회참석을 응낙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극구 부인하다가 급기야 최민화의 진술내용을 열람한 연후에야 얼굴이 붉어지면서 고개를 떨군채 사실을 시인하는 비굴성을 보였다.
▲11월23일 19시 기독회관2층에서 모이는 금요기도회에서 역시 결혼식광고와 동시 참석자들에게 가청첩장을 배포하였다.
▲11월24일10시경 민청총무인 문국주가 초안하고 이우회가 수정한 『집회취지문』을 비롯하여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한 보선저지국민선언」 「거국내각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서」 등 유인물을 기청간사 권진관과 이상익이 NCC사무실에서 인쇄제작한후 윤보선씨집으로 운반보관하는등 집회준비를 완료하였다.
⑤불법집회및 시위
▲11월24일 16시부터 YWCA 1층강당을 결혼식장으로 장식하고 신랑신부의 간판및 접수대까지 설치하였으며 17시경 함석헌·백기완등을 비롯한 반체제활동을 하던 인사및 학생 총 약1백여명이 참석했고
▲17시30분경에는 하객이 3백50명으로 증가되었으나 사회자 김정택이 『아직 올사람이 더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안내방송을 하였다.
▲17시45분경 정식 결혼식인줄 알고 축의금까지 준비해오는등 전연 불법집회라는것을 모르고 나온 인사를 포함하여 4백여명이 집결되자 김정택의 결혼식개시선언서 따라 신랑 홍성엽의 입장과 동시 헌정동지회 박종태가 등단하여 『통대저지를 위한 취지문』을 낭독하였고,
▲민청회장 이우회가 『취지문』을 비롯 『거국민주내각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서』 『기자회견문』 및 이미 윤보선씨집에서 발표된바있는 국민연합명의의 성명서와 5개단체명의의 성명서등 유인물을 참석자들에게 배포하였으며 사회를 보던 김정택이 『통대선출반대』 『거국민주내각구성촉구』 등 구호를 선창하자 참석한 일부인사들이 동조하여 복창하는등 불법집회로 돌변함에따라 오후5시50분경 계엄군이 집회장에 들어가 해산시키면서 현장에서 주동으로 판단되는 96명을 검거하였고,
▲동일하오6시5분경 동집회장에서 빠져 도주한 자들과 YWCA강당에서 집회가 끝난후 시가 「데모」시 합류키로 하고 「코스모스」백화점앞에 모여있던 1백여명이 합류, 기청총무 이상익(26)과 민청상위 부위원장 양관수(29) 등의 「마이크」선동으로 『유신체제철폐』 『통대보선반대』 『직선제실시』 『긴급조치 피해자복직·복교·복권조치』등 구호를 외치면서 가두시위에 돌입, 무교동방향으로 진출하다가 하오6시20분경 계엄군에 의해 주동자등 44명이 추가검거연행됨으로써 일단 불법집회및 시위는 중지되었다.
특히 이번YWCA에서의 불법집회를 주도하고 도주했던 전민청회장 조성자(30·미검)와 홍성엽등은 11월26일 10시경 남영동소재 모제과점에서 다시 회동하고 11월28일에는 학생들을 동원한 야간횃불「데모」등 대규모의 소요사태를 일으키려고 모의하였으나 당국에 의해 좌절되었다.
▲이사건의 결론=관련자들이 소위 국민연합성명과 그에 이은 5개단체의 성명발표에 불구 하고 정부측이 그들의 주장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않자 초조해진 나머지 유신체제의 조기종식으로 헌법개정과 개인적 신분의 제약해소를 기도하고 나아가 집권까지 기대하는 환상세력이 주도한 양심과 명분의 그늘속에 탐욕이 엿보이는 불법집회였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방법으로서 불법집회이상의 성격을 추구, 가두시위까지 계획 감행하였고 전국적 소요유발을 책동함으로씨 그들의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책임을 나타내었다.
다음 이사건은 전대통령과 구정치인, 그리고 일부의 현실불만자들이 그들은 표면에 나서지않고 배후에 숨어서 순수한 일부청년들을 선동, 전위대화하여 그들의 정치적야망을 달성하려던 불순한 정치적 욕망이 깔린 사건이었다.
이는 관련자 조사시 소위 양심세력을 자처하는 원로 배후조종자들이 당국자 앞에서 자구적 책임전가에만 급급하는 추태를 연출하는 사실로서 분명히 한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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