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보선·함석헌씨 군재송치 불구속|계엄사령부 YWCA사건 전모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계엄사령부는 지난 11월24일 서울 명동 YWCA에서 있었던「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의 대통령보궐선거 저지 국민대회」와 관련, 양순직·박종태 전 공화당 국회의원 등 14명을 포고령 l호 1항(불법 옥 내외 집회금지)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윤보선 전대통령·함석헌「씨알의소리사」대표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 검찰부에 송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계엄사령부는「국민대회」와 관련된 조성우 전민청회장 등 10명을 수배했다. 계엄사령부는 그 동안 이 집회와 관련, 2백37명의 조사대상자중 1백40명을 연행 조사했고 그 가운데 송치·수배자 외는 즉심에 들리거나 훈계방면했다고 밝혔다.

<발표내용 6면에>
윤보선 전대통령은 이 집회의 배후조종과 자금 지원을 한 혐의다.
계엄사령부는 이 사건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사회혼란을 조성하거나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반국가·반사회사범으로 엄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계엄포고 1호1항을 위반, 불법 옥 내외 집회나 시위 등을 했을 때는 계엄법 15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다.
계엄사가 밝힌 사건전모는 다음과 같다.

<사건개요>
윤보선 전대통령의 배후조종과 반체제인사들의 지원을 받은 제적학생중심의 민주청년협의회·기독교청년협의회 등이 주동한 사건이다.
이들은 선의의 많은 사람을 동원하기 위해 결혼식을 위장하기로 하고 긴급조치위반복역 출소자를 신랑으로 내세워 청첩장을 돌린 뒤 지난11월24일 하오5시45분 서울 명동 YWCA에 4백여 명을 집결시켰다.
주모자들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한 대통령보선반대 취지문을 낭독, 반정부 구호를 제창하면서 가두에 진출했다. 이들은 서울을 비롯, 전국주요도시에서 야음을 이용해 일제궐기를 선동하며 사회혼란조성을 기도했다.

<사건경위>
▲윤보선 전대통령의 선동조종과 자금지원=윤보선씨는 지난11윌10일 낮12시쯤 이우회 민주청년협의회장 등과 자택에서 그날상오 발표된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의「시국에 관한 특별담화」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면서 『성명발표만으로는 민주화 달성에 미흡하니 군중대회 같은 방법으로 보선을 저지해야한다』고 종용했다.
11월12일 상오 9시쯤 윤보선 전대통령은 자택에서 「국민연합」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같이 있던 이우회에게『요즘 청년들이 무기력하다. 군중대회 같은 방법을 연구해보라』고 충동했다.
윤씨는 다음날인 11월13일 상오 9시쯤 헌정 동지회 등 5개 단체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우회 민청회장에게『군중대회를 연구해 봤느냐』며 이우회가 민청운영위원회의가 기독청년협의회와 협조키로 결의한 것을 보고하자 경비조로 10만 원을 줬다.
▲일부 구정치인의 동조와 민청간부들의 모의=헌정 동지회 소속 양순직 박종태 전 국회의원은 윤보선 전대통령으로부터 이우회 민청회장 등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고 11월12일 상오 윤보선 전대통령 정원에서 이우회 민청회장에게 『군중대회추진에 필요하면 우리들의 이름을 빌려주고 집회에도 가담하겠으니 잘 연구해 보라』고 격려했다.
이우회는 이에 고무되어 11월13일 낮12시40분쯤 서울 점주동 모경양식 집에서 민청운영위원회를 열고 집회는 결혼식을 가장하여 재야인사를 준비위원으로 추대해 전국규모확대를 위해 전주·광주·대구·부산 등 지방조직을 점검키로 결정했다.
▲동조세력규합을 위한 접촉 활동-집회를 주도한 민청측의 이우회와 기청 회장 금정택 등 양측대표 10명이 16일 하오7시쯤 서울 태평로 소재 모다방에서 회합, 집회를 공동추진키로 합의했다.
이 회의에서 집회대회장에 함석헌「씨알의 소리」대표를 추대하기로 했다.
▲불법집회와 시위=집회일인 11월24일은 하오4시부터 YWCA 1층 강당을 결혼식장으로 장식했고 하오 5시쯤에는 반체제인사·학생 등 1백여 명이 모였다.
하오 5시45분쯤 4백여 명이 모이자 신랑 홍성엽이 입장하는 때를 맞춰 박종태 전 국회의원이 등단, 「통대저지를 위한 취지문」을 낭독했다.
이어 이우회 민청회장이「집회취지문」을 비롯, 「거국민주내각구성 촉구성명서」,「기자회견문」등을 배포하고 사회자인 김정택 기청 회장이 「통대선출반대」「거국민주내각구성촉구」등 구호를 선창하자 참석자들이 복창, 집회분위기가 돌변할 때 계엄군이 출동해 현장에서 96명을 검거했다.
이날 하오 6시5분쯤 집회장에서 빠져 나온 사람과 시가「데모」합류를 위해 서울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앞에 모여있던 1백여 명이 합류해 「유신체제 철폐」「통대보선반대」 「직선제실시」「긴급조치피해자 복직·복교·복권조치」등 구호를 「마이크」선창에 따라 외치면서 서울 무교동 쪽으로 가두시위에 나섰다가 하오 6시21분쯤 계엄군에 의해 44명이 추가 검거됨으로써 일단 집회시위는 중지됐다.

<송치·수배된 사람>
◇구속송지 (14명)=▲최민화 (30·밀물출판사대표)▲이우회 (25·민청회장)▲김정택 (30· 한국기독청년협의희장)▲양관수 (29·민청상임위부의장)▲홍성엽(25·민청운영위원)▲최열 (30·민청부회장) ▲이상익(26·기청총무)▲권진관(27·기청감사)▲김윤환 (31·예장청년회장)▲양순직(54·전 공화당 국회의원)▲박종태(60·전 공화당 국회의원)▲백기완 (47· 백범사상연구소장)▲임채정(40·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강구철(26·민청운영위원)
◇불구속송치 (4명)=▲윤보선 (83·전대통령) ▲함석헌(78·「씨알의 소리」대표) ▲박종렬 (33·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간사) ▲김병걸 (54· 자유실천문인협의회대표)
◇수배자 (10명)=▲문국주 (민청서대문회원·주도)▲이명준 (민청부위원장· 연락) ▲이신범 (30·민청상임의장·연락)▲이석표(20·민청운영위원·예식장준비)▲오세범 (민청회원· 유인물인쇄)▲원해영(민청회원·연락)▲조성우(30·전 민청회장)▲오세규 (전 기청총무·연락) ▲권오성(기청총무·연락)▲김경남 (민청교육위원장· 연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