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가로막는 「아나운서」말 귀에 거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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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주는「스포ㅊ」중계때문에「텔리비전」이 오랜만에 단조로움에서 벗어났다. 10일은일본「나고야」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 한국과 중공의 대전이 위성중계되었고 12일과 13일은 「홍콩」 제2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한국-일본, 한국-중공의 대전이 잇달아 펼쳐져 흥미를 돋웠다.
농구·배구는 흔히 있는 「프로· 복싱」이나 축구경기같은 남성적 경기에서 맛볼 수 없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재미가 있어 열광적인「스포츠·팬」이 아니더라도 여러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경기를 보면서도 속이 내내 편치를 못했다.
우리나라 「팀」의 경기내용이 졸전이었다는 점도 있었지만 실황중계 또한 졸작이었기 때문이다.
남자 농구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나운서」는 해설자에게 말할 충분한 기회를 주지않고 혼자서 일가견을 펼치는등 말이 많았다.
더군다나 「파울」이 일어났을때 어느선수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파울」을 범했는지 정확히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걸 같다붙이기까지했다.
해설자가 『거 보십시오. 아닙니다』하면서 그때마다 정정하곤 했으나 어물어물 넘겨버렸다.
불공정한 판정이라는 점도 지나치게 강조되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잦은 「파울」은 심판탓보다는 국내경기에서 툭하면 몸으로 부딪쳐 난투극을 벌이던 실력 덕택이 아닐까.
12일 여자배구 한국과 일본의 경기실황은 어처구니없게도 우리나라 5개 「라디오」 3개TV가 같은 목소리였다. 보이지않는 상황에서 설명하는 「라디오」중계를 「텔리비전」화면에서 받아 그냥 흘려 내보내다니 그것은 「난센스」였다.
그나마 목소리가 선명하지도않아 「텔리비전」을 보는 동안 얼마나 피곤했는지 모른다.
다음날 중공과의 대전실황은 다행히 「텔리비전」과 「라디오」가 분리되어 진행되었다.
현지에 사람이 없었던것도 아니라면 전날의 중계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배구경기에서도 농경켱기에서처럼 심판이 도마위에 올랐다. 물론 불공정하거나 정확하지 못한 판정에 대해서는 지적하고 항의할수 있다.
다른 중계때도 느낄수 있었던 점이지만 우리나라 중계「팀」은 마치 우리나라「벤치」같은 입장에서 곧잘 흥분하거나 변명하는둣한 느낌이 강했다.
패한 원인을 곧잘 심판탓으로 돌리거나 또 거대한 인구니, 「콤플렉스」니 하는 용어들을 자주 사용해왔다.
그보다는 좀 더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깊이있는 분석을 통해 우리의 문제점을 냉철히 파헤치는 자세가 아쉽다.
방송매체가 흘러가버리면 그만이라는 순간적인것 이긴 하지만「스포츠」중계에서 운동선수 이름하나라도 틀리지않고 정확하게 보도해주는 성의를 보여야만 신뢰받는 매체가 될것이다. <우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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