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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대학·차병원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로봇 난관복원수술

중앙일보

입력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차선희 교수가 로봇으로 시행하는 난관복원수술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자궁암·난소암·자궁근종 같은 부인과 질환을 로봇수술로 치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흉터와 통증이 적어 여성이 선호한다. 피임수술을 받은 여성이 임신을 원할 경우 이를 가능케 해주는 난관복원수술 역시 로봇수술 비율이 높다. 로봇을 이용한 난관복원수술에 대해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차선희 교수에게 들었다.

-난관복원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막히거나 끊어진 난관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난관은 난소에서 나온 난자가 자궁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출산 후 피임, 영구 불임을 위해 난관을 묶거나 막는 수술(난관결찰술)을 받은 여성이 다시 임신을 원할 때 난관복원수술을 받는다. 묶여 있던 난관부위를 절개해 제거하고, 난관을 다시 이어 붙인다. 지름이 1㎜ 정도인 난관보다 더 가느다란 실(봉합사)을 사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매우 섬세한 기술을 요한다. 복강경수술 중 특히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어떤 여성이 수술을 받나.

 “절실한 사연을 가진 분이 많다. 재혼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후 자녀를 원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자녀를 잃은 경우 등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분들이 주로 이 수술을 받는다. 또 난관에 물이 차는 난관수종 등으로 자연임신을 포기하려다 난관복원수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난관 상태는 좋은데 난관 내부가 일부 막혀있는 환자도 이 부분만 제거하고 건강한 난관을 연결해 치료한다.”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기존에는 하복부를 10~15㎝ 정도 절개한 후 폐쇄된 난관 부위를 제거하고 건강한 부위끼리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시술했다. 하지만 개복수술에 대한 부담과 수술 후 흉터 등을 이유로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다. 최근 로봇으로 수술을 시행하면서 이런 단점을 줄였다. 먼저 진단 복강경을 시행해 수술이 적합한지 판단한다. 배꼽을 포함해 하복부에 4개의 작은 구멍을 뚫은 후 로봇을 연결해 특수하게 고안된 수술기구와 미세전기 소작기로 난관을 복원한다. 미세현미경으로 보는 것처럼 4~10배의 배율로 확대해 보기 때문에 출혈을 예방하고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로봇수술 장점은 무엇인가.

 “수술 부위가 작고 흉터가 거의 없다. 개복수술 시 흉터 부위가 평균 10~15㎝인 데 비해 로봇수술은 1㎝ 정도다. 또한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입원 기간이 1~2일 정도라 수술 후 사나흘 뒤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복강경 기구만 들어가기 때문에 여러 수술 장비를 이용하는 개복수술에 비해 염증이나 유착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낮다. 임신 성공률이 70% 정도로 개복수술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제왕절개를 했던 여성이 절개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선호한다.”

-수술 전에 점검할 사항은.

 “먼저 난관복원수술이 가능한지 알아봐야 한다. 유착이 심하면 나팔관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불가능하다. 불임수술 시 난관채(난자가 난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돕는 난관의 끝부분)까지 제거한 경우에도 난관을 복원시키기 힘들다. 이 때문에 사전 검사를 통해 난관복원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필요하다. 또한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임신 성공률이 높은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인과 분야 로봇수술 100건 달성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다빈치 로봇수술 도입 7개월 만에 부인과 분야에서 로봇수술 100건을 달성했다. 분당차병원은 지난해 다빈치Si로봇수술을 시작한 이후 비뇨기과·산부인과·외과·흉부외과 등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로봇수술을 다양하게 응용함으로써 임상성과도 거뒀다. 비뇨기과 박동수 교수, 외과 최성훈 교수 팀은 지난 4월 전립선암과 담낭암을 함께 진단받은 57세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시행해 국내 최초로 하나의 구멍을 통해 서로 반대편에 있는 2개 암을 동시에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 지훈상 분당차병원장은 “단기간에 로봇수술 100건을 시행할 정도로 로봇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만큼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외과 계열 고난도 중증 수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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