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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자씨의 『여생운동 현황 및 비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일제시대 늪은 정치 의식을 갖고 일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여생운동은 아직도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
12일 여성문제연구회의 여성학강좌에서 최옥자씨 (YWCA공보출판위원)가 『한국여성운동의 현황 및 비판』이란 강의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최씨는 또 여성운동을 이끌어가는 여성단체들이 과연 무엇이 여성의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며 여가선용 등의 구호와 소극적인 사업추진으로 압력단체의 구실을 못하고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근로여성·농촌여성이 대다수인 우리의 현실아래서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더욱 아쉬운데 여성지도자들은 오히려 위정자들을 지지하는 입장이란 것이 최씨의 지적이다. 이것은 일부여성지도자들이 특수부유층이기 때문에 시야가 넓지 못하고 무비판적인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최씨는 말했다.
27년 창립된 근우회가 여공의 야업폐지·산전산후의 유급휴가 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으며 또 송죽협·대한애국부인회 등이 구국항쟁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 시대의 친일 여성단체들이 오늘날 여성운동에 끼친 영향은 더욱 큰 것이다.
일제의 정책에 순응해 여성의 인문화에 앞장서기 보다는 주된 활동이 「내선일체운동」 이었으며 부인수양·군수품 마련을 위한 내핍 등을 구호로 내세웠다.
48년 정부수립 후 여성문제연구원·가정법률상담소 등이 섕겨 여성의 지위·경재력 향상에 차차 눈을 돌리게 됐으며 78년 현재 70여개와 여성단체가 조직됐다.
해방이후의 여성단체의 활동 중 가족법 개정은 여성들의 요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지위 향상의 성과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은 민주시대에 맞는 새로운 여성상을 정립하고 새로운 여성의식 아래 전개돼야 하며 여성만의 것에서 머무르지 말고 인간사회의 차원으로 까지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자리에의 참여 ▲동일직종에서의 동일임금 ▲동등한 교육 등을 받도록 해야 하며 이에 앞서 여성 스스로 남성과의 동등한 인권임을 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도 사교적 활동에서 벗어나 고롱받는 여성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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