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경신부·고영양목사도 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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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
8일상오4시30분쯤 대구교도소에서 흰바지·저고리 차림의 오원춘씨(30·「가통릭」농민회 안동교구영양군청기면분회장)와 정호경신부 (38·안동교구청사무국장)가 맨먼저 출감했다.
오씨는 교도소에서 미리 대기중이던 경찰「지프」를 타고 교도소문을 10m가량나오다가 「가톨릭」안동교구청 「두봉」주교등 신부20명과 수녀·신도등을 만나「지프」에서 내려 대기하고있던 검은색 「제미니」승용차를 타고 대구시내를 빠져 안동으로 떠났다.

<광주>
광주교도소에서는 7일밤과 8일새벽사이 목사2명, 대학생9명, 교사1명등 12명이 석방됐다. 8일상오3시50분쯤 고영근목사(45·예수교장로회서울전도회전도목사)와 김병곤씨 (25·서울대상대4년)등 2명은 광주교도소 정문을 나와 미리 대기중이던 광주교도소소속 「미니」 호송「버스」에 실려 광주경찰서로 갔다. 고목사가 어머니 김낙선씨(67)를 안고『어머니, 오시지 말랬는데 기어이 오셨군요. 죄송합니다. 하느님의 뜻이라서 이길밖에 없었읍니다』고 말하자 김씨는 『고생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안양>
문익환목사(60)등 4명의 긴급조치9호 위반자가 석방된 안양교도소에는 국내보도진 40여명이 정문앞에서 밤을 새우며 석방을 기다렸다.
8일 새벽4시16분쯤 문목사와 사복형사를 태운「택시」가 정문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보다 앞서 교도소안에서 짐을 챙겨 차에 실었던 교도관들이『뭐, 빠진 것 없느냐』고 묻자 문목사는 『마음을 두고 간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붉은테 안경과 짙은 「베이지」색 「파커」를 입은 문목사는 수염을 텁수룩하게 길러 약간 창백해 보였으나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8일새벽5시쯤 서울수유동527의30 자택에 도착한 문목사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안병무교수(55), 한빛교회 이해동목사부인, 종로서적 「센터」 장하구사장내외, 계수인 문동환목사 부인 문혜림씨 (45·미국계한국인)등 친지들을 맞아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상오8시쯤 가족들이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문목사는 가벼운 과실만 들며 감옥속에서 아침식사를 하지않는 습관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홍성>
홍성교도소에서는 8일상오4시15분쯤 문정현신부 (41·전주시효자동 「파티마」 성당신부) 한사람만 석방됐다.
교도소 앞에는 이날 새벽부터 어머니 장순례씨(66)와 형 대현씨(43)등 가족과 전주천주교사도회장 채수신씨(43) 등 신도들, 「벨기에」 신부 지정환씨등 10여명이 마중나왔다.
「벨기에」신부 지정환씨는자신이 한국에 온 것이 꼭20년전 오늘이라며 마침 이날 동료 문신부가 석방된 것은 묘한 인연이라고 기뻐했다.

<부산>
부산교도소에 수감돼있던 미결수 6명은 8일상오11시20분부터 부산지법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석방됐다.
이날 부산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주재우부장판사)와 제5형사부(재판장 정만조부장판사) 는 부산지검으로부터 이들 피고인에 대한 구속취소 요청을 받고 구속사유소멸(긴급조치9호해제)로 인한 구속취소를 결정, 석방한것.

<마산>
마산교도소에서는 8일새벽4시20분쯤 긴급조치위반으로 구속중이던 선경식씨(30·광주시서구류동1l4의5)가 출감했다.
선씨는 출감1시간 전까지 석방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제 안정된 시간을 갖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선씨는 75년4월16일 명동성당사건으로 징역10년·자격경지7년 판결을·받고 82년6월11일 출감예정이었으나 4년6개월 만인 이날 석방됐다
서울종로5가 기독교회관706호 NCC(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사무실에는 아침일찍 총무 김관석목사등 직원들이 나와 밝은 표정으로 석방자 명단을 확인하며 사방에서 걸려오는 석방자들의 전화를 받기에 바빴다.
김목사는 아침에 문재환목사와 첫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5년동안 구속인사들의 사실상 연락본부가 되어온 6층 NCC인권위원회 사무국에도 이경배사무국장과 윤수경간사(여)등 직원들이 나와 들뜬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연락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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