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뚫어도 “검은 황금”이 펑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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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남미 여러나라를 돌아보면 「칠레」「아르헨티나」「페루」에서「멕시코」를 부러워하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라틴아메리카」권에 속하면서도 지금까지 확인된 매장량으로 따지면 유독 「멕코」에만 석유자원이 편재해 있다.

<국제무대서 커지는 발언권>
「멕시코」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다음 가는 제2의 석유수출국으로 부상할 꿈 속에 석유개발이 한참이다. 지난 9월 「로페스· 포르티요」 대통령이 「멕시코」의 석유매장량이 4천5백억「배럴」로 추정되고, 확인매장량만도 4백58억「배럴」에 달한다고 처음으로 공식발표했을 때 「멕시코」국민들마저 귀를 의심했을 정도였다고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한 관계자가 전해준다.
지난 1938년이래 석유자원을 국유화, 「페멕스」가 「멕시코」의 부를 상징할만큼 비대해져있다.
『작년이후「멕시코」를 찾는 외국 원수들의 나들이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은「페멕스」에 다니러 온 것이나 다름없지요』
「페멕스」 의 한 간부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에너지」 자원시대의 「멕시코」 의 비중이날로 커질 것이라고 했다.
작년 이후 다녀간 외국 원수만도 미국을 비롯, 「프랑스」 「유고슬라비아」대통령 등 3명이나 됐고 각국의 경제각료급 내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멕시코시티」의 가로등온 한낮에도 켜져 있다. 석유자원란 시대가 이곳에서만은 실감이 안난다. 각국 원수들온 「멕시코」로부터 원유도입을 위해 이나라를 찾는 것이다.
「페멕스」 섭외담당 지배인 「풀비오·자마 씨는 『작년말까지만 해도 원유확인 매장량이 4백2억「배럴」이었으나 내륙·해상 유전지대에서 계속 유전이 발견돼 1년도 안되어 50억「배럴」이상의 매장량이 더 확인되었다』며 『무진장한 것이 석유자원』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같온 유전발견에 따라 오는 82년부터 하루 2백만 「배럴」 의 원유를 생산하려던 당초 계획을 앞당겨 내년 12윌부터 2백20만 「배럴」씩 생산키로 수정할 정도다.

<가로등 24시간 훤히 밝혀>
확인매장량만으로도 원유의 가채년수가 50∼60년이나 된다는 계산이다.
현재는 하루1백60만 「배럴」 씩 생산, 1백10만「배럴」을 국내에서 쓰고 나머지를 수출하고 있는데 80년에 석유로 벌어들일 돈을 80억 「달러」 로 잡고 있다.
확인 매장량 기준으로「멕시코」는 「사우디」(확인매장량 1천5백30억「배럴」)·소련·「이란」·미국·「쿠웨이트」에 이어 세계 6번째이지만「페멕스」에 의하면 76년도에 90개, 77년에 26개, 78년에 21개 등 매년 계속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어 지금까지 발견된 유전이 2백53개나 된다.
「멕시코」 는 OPEC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온 아니지만「멕시코」만 성급하게 석유개발을 서두를 필요없이 오래도륵 석유를 채굴할 계획인데 하루 생산량을 오는 83년에 5백만「배럴」 , 90년도에 1천만 「배럴」씩으로 예정하고있어 석유대국이 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50∼60년동안 쓰고도 남아>
현재는 총 석유수츌량의 83%가 미국으로 가고 나머지가 「캐나다」「이스라엘」 등에 나누어지고 있는데 「프랑스」·일본도 OPEC회원국이 아닌 「멕시코」산 원유의 안정확보를노리고 있어「멕시코」산 원유를 둘러싼 상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신흥공업국군 (NICS) 에 속하는 「멕시코」 (1인당 국민소득 78년말 1천3백77 「달러」)는 선진공업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본·기술도입에 유리한 일본 「프랑스」「캐나다」 「스페인」 등에 원유공급을 약속, 적어도 앞으로 2∼3년간 다른 국가는「멕시코」산 원유공급올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페멕스」 측 「자마」씨는 『「멕시코·오일」은 「멕시코」 국민의 재산이므로 「멕시코」 전체 국민의 이익에 따라 팔 수밖에 없다』고 전제, 「멕시코」경제에 도움이 안되는 다른 나라에의 원유공급 가늡성을 배제했다.
한국과 합께 NICS에 속하여 78년도 실질경제성장율 6.5%를 달성하고 산업구조가 경공업으로부터 중화학공업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본·기술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석유자원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지금까지 사실상 미국경제권에 예속되다시피 했던「멕시코」도 이제는 미국과 동반자의 입장에 서있다.
연간 50만명에 달하는 「멕시코」인의 미국 밀입국 문제,「멕시코」 농농산믈의「덤핑」 수출로 야기된 소위 『「토마토」전쟁』 등 양국간 현안문제를 「멕시코」 측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보아넘기면서 미국에 큰소리치고 있다. 「멕시코」는 외국은행·상사의 진출을 보아도 재력이 많온 국가임이 분명하다.
재빠르게 5억 「달러」의 차관을 공여, 그 대신 내년 들어 처옴에는 하루 3만「배럴」, 연말에는 10만「배럴」씩 원유를 확보한 일본의 9개 은행이 사무소를 설치했고「멕시코」의「오일·머니」에 기대를 걸고 세계 유수은행 1백개와 일본상사 l백여개가 포진한지 오래다.

<상륙 서두르는 한국상사들>
한국온 유일하게 외환은행이 이제 사무소 개설작업이 거의 끝나가고 민간상사로서는 대한항공과 3개의 수출상사가 1인 지사를 두고 있을 뿐이며 을해 대미·「멕시코」 수출 목표가 l천5백만「달러」(78년 수출 l천1백만「달러」, 수입2천10만「달러」)정도 책정되어 있다.
일본의 작년도 수출고는 3억6천만「달러」였다. 「스미또모」(주우) 은행 「우에다」(식전의소) 씨는 일본이 『50년대에 첫 뿌리를 내린 과실을 이제부터 따먹기 시작한다』며『「오일·머니」 축척에 따른 「멕시코」 경제의 양적 증대속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대한수입상사를 경영하고있는「멕시코」인 「롤·메디나」씨는『「멕시코」는 기술축적이 없어 앞으로 10년간온 상품거래에 한국의 좋은 고객이 될 수 있으나 그 후는 사정이 달라질 것』 이라는 함축성있는 말을 해주었다.

<맥시코시티(멕시코)에서>
글·사진 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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