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흔들리는 금융산업’ 위기 원인·해법 야무지게 짚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83호 30면

7월 6일자 중앙SUNDAY에서는 흔들리는 금융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진단이 돋보였다. 특히 ‘천수답식’ 투자가 주 원인이라고 한 마디로 정리를 잘해줬다. 금융지주사 회장과 행장간의 ‘골목대장 자리 분쟁’,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에 대한 문제점도 냉정하게 잘 짚었다. 낙하산 인사 문제와 관련해 기업 철학을 잘 이해하는 내부 승진자가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웰스파고의 전통이 기업 전략의 일관성과 조직원의 충성도를 높인다는 사례 분석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또 젊은 인력들이 떠나고 생산성 낮은 인력만 남아 높은 연봉을 챙기는 현실을 지적하고, 과감하게 망할 곳은 망하게 하고 수퍼스타를 탄생시켜 금융시장이 활력을 되찾게 해야 한다는 등 8가지의 전문가 제언을 통해 결론을 야무지게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주에 걸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다면적인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한·중 양국뿐 아니라 동북아 5개국간의 고차방정식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한 점도 좋았다. 무엇보다 한국이 앞으로도 ‘외교적 줄타기’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냉엄한 국제현실을 잘 짚어냈다 싶다.

‘힐링시대 마음의 고전’에서는 이기적인 사람들과 살면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라로슈푸코의 잠언집을 소개했다. 사람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면 우선 사람의 본 모습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게 추천 이유였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자기애와 이기심’이라는 기본 전제와 책보다 사람 공부가 중요하다는 책의 주제는 수백 년 전의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요즘 우리의 화두와 닮아 있다.

반상의 향기에서는 지난 100년간 고수들의 승부 철학을 다뤘다. 그 중 기타니 미노루의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하다’는 문구가 가슴에 남는다. 한편으로 S매거진의 ‘미지근한 사람’ 얘기와 연결해서 생각하게 된다. 결국 이기는 사람은 뜨거운 사람일까, 미지근한 사람일까. 양자 택일보다는 상대방이 도넛 가게 아르바이트생일지라도 단골로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일관성 있는 사람이 마지막 승자가 되지 않겠나 나름 결론을 내본다.

S매거진의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앤파크) 소개는 좀 더 크게 다뤘어도 좋았을 듯하다. 곳곳에 숨어 있는 디자인 가구들을 ‘누구나 직접 만지고, 앉을 수 있는 일상 속 예술’로 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디자인 가구를 몸으로 체험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니, 이게 200만 관람객을 끌어들인 성공 비결이 아닌가 싶다. 관객에게 보여주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소비자와 함께 스토리를 만들고 즐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관객들 스스로 참여하고 느끼는 놀이터가 되기를 자처했기 때문일 것이다.



임명옥 코콤포터노벨리 CEO. 이화여대 불문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나왔다. 홍보컨설팅,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미디어 트레이닝 등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