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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김무성 vs 서청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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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 김무성

"박 대통령 성공 없인 내 정치 미래 또한 없다"
후배 중 당 대표할 사람 있는데 서청원 나서는 걸 보면 판단 미스
공천은 최소한 지역주민에 물어야 … '총리 제안 거절' 오해 … 억울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해야 한다. 거기서 대통령이 당의 협조를 바라는 사항을 솔직히 말하고, 대표도 국정의 개선 방향을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12일 “국민은 새누리당의 얼굴로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의 맞수인 서청원 의원이 12년 전에 이미 당 대표를 지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의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을 순리대로 사는 사람이다.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당에 기여한 공로로 보나 나는 이제 당 대표를 할 만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서청원 선배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정치력이 뛰어난 훌륭한 분이지만 이번엔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며 “후배들 중에 당 대표를 할 사람이 있는데도 못 믿겠으니 자신이 해야겠다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답변은 평소 스타일대로 거침이 없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40여 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 대표 되면 당·청 관계 어떻게 끌고 갈 건가.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에서 만든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새누리당 당원으로 남을 거다. 그렇다면 당과 청와대는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반은 당·청이 수직적 관계였다. 박 대통령의 개혁 구상은 올바르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끌고 갈 테니 따라오라는 식으론 안 된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 구상인가.

 “무엇보다 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해야 한다. 거기서 대통령이 당의 협조를 바라는 사항을 솔직히 말하고, 대표도 국정의 개선 방향을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당·정·청 회의를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 당의 언로(言路)도 확대해야 한다. 대통령을 위해 간언하는 것을 불충(不忠)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비민주적 사고방식이다. 이번 선거 때 돌아다녀 보니까 국민이 이런 문제를 다 알고 있더라.”

 - 박 대통령과 김 의원 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나.

 “운명적 관계다. 함께 가야 할 운명이다. 나도 박 대통령의 성공 없이 정치적 미래가 없다. 박 대통령의 2007년 대선 경선 때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치렀고, 그 뒤 오해 때문에 다소 소원해진 시기도 있었지만 2012년 대사(대선)를 앞두고 다시 박 대통령 만들기에 온 힘을 바쳤다. 난 박근혜 후보가 당선돼도 어떤 임명직도 안 간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내가 대선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이었지만 대선 이후 인사 부탁을 단 한 명도 한 적이 없다. (웃으며) 이 정도면 훌륭한 거 아니냐. 나는 박 대통령에게 할 도리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 최근에 박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나.

 “전혀 없다. 나만 없는 줄 알았더니 다른 사람들도 다 없다더라. 가교 역할을 김기춘 비서실장이 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하다. 김 실장 하고도 연락이 잘 안 된다. (언성을 높이며) 지난해 연말 철도파업 중재 때 내가 김 실장 하고 합의 문구를 상의하기 위해 10번이나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 그 뒤로도 김 실장과 통화한 건 딱 한 번뿐이다.”

 - 김 실장의 거취에 대해선.

 “노코멘트다.”

 - 서청원 의원 측에선 김 의원이 대권 도전 욕심이 있어 당을 사심 없이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한 번도 대권을 거론한 적이 없다. 대권은 하늘이 내리는 거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당 대표를 하면서 정당 민주화를 반드시 이뤄 놓겠다는 목표 외엔 없다. 그 다음에 뭐가 있을지는 나의 생각 밖의 일이다.”

 - 상향식 공천제를 정착시키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현역 의원 물갈이가 안 돼 ‘새 피 수혈’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몇 번의 총선 때마다 의원들을 50% 이상씩 물갈이했지만 과연 정치가 발전을 했나. 오히려 계속 정치가 가벼워지고 퇴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기가 권력을 잡았다고 당에 충성을 바친 동지들을 쳐내는 행태는 아주 옳지 못하다. 나를 공천 때 잘라낸 사람들은 지금 잘 살고 있나. 최소한 지역 주민들한테는 공천을 줘야 하는지 물어봐야 할 것 아니냐.”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 초인 2008년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친박근혜가 공천권을 행사했던 2012년 총선 때는 낙천 위기 속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 세(勢)과시·줄세우기·고비용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3무(無) 선거운동’을 선언했는데.

 “그러다가 세 대결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정치 개혁 차원에서 끝까지 추진하겠다. 또 후보 기탁금도 줄이고, 돈봉투 같은 것 돌리지 못하게 전대 참가비용을 중앙당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다른 후보들과 상의해 도입하려 한다.”

 - 지난달 부산 영도 유세 때 총리 제안 거절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었다.

 “내가 차기 총리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고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지역구민들에게 ‘난 당 대표에 매진하겠다’고 설명을 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내가 청와대 제안을 거절했다는 식의 보도가 인터넷에 떴다. 이게 잘못 알려져 많은 오해가 생겼다. 나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글=김정하·천권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당 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 서청원

"대통령, 내가 쓴소리해도 진심 알아줄 것"
김무성도 30년 정치했으니 미래보다 과거이지 않나
이재오와 개헌 논의 합의 …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맞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 의원은 12년 만에 다시 당 대표(당시 한나라당)에 출마하게 된 것에 대해 “여야 대화가 너무 안 되는 걸 보고 정치권의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날 당 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종택 기자]

당 대표를 뽑는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화두는 ‘당의 개혁’이다. 7선의 서청원 의원은 당 주류 측의 대표 선수 자격으로 전대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변화와 혁신’의 어젠다를 강조하는 점에선 어느 비주류 인사 못지않다. 서 의원은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줄기차게 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서 의원은 “나야말로 잘못된 공천의 가장 큰 피해자여서 밀실 공천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안다. 예전처럼 당의 실력자가 공천 때 누구를 집어넣었다, 뺐다 하는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도된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계속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 당 지도부가 공천을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의원·당협위원장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의도 정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여당 대표가 책임지고 끌고 가야지 모든 걸 청와대에 떠넘기면 안 된다”며 “수직적이란 비판을 들었던 당·청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놔야 박근혜 대통령도 정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40여 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2년에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는데 지금 다시 대표직 도전을 결심한 배경은.

 “지난해 말부터 여러 정치 선배들이 ‘국회에서 다 죽어가는 정치를 살리려면 당신 말고 없다’며 전대 출마를 계속 권유했다. 어떤 원로는 ‘당신은 박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을 성공시킬 의무가 있는 사람 아니냐’고 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국회에서 여야 대화가 너무 안 되는 걸 보고 정치권의 최고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추진하는 마당에 나처럼 경험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평적 당·청관계를 이루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복안이 뭔가.

 “당과 청와대가 자주 만나면 저절로 수평적이 된다. 최소한 분기에 한 번 이상 대통령과 여당 대표, 주요 당직자들이 만나는 정례회의를 추진하겠다. 그 자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수직적이란 말은 쑥 들어갈 거다. 필요에 따라선 야당 대표도 자리를 함께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서 의원이 친박계라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과 나는 신뢰관계다. 박 대통령은 내가 대권 도전 같은 사심이 없다는 걸 잘 안다. 내가 얼마전에 내각 총사퇴하라고 한 얘기 같은 걸 대통령 허락 받고 했겠나? 나는 오직 여의도 정치를 복원하고 당내 화합을 일궈 박근혜 정부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마음밖엔 없다. 어떤 얘기를 해도 박 대통령은 나의 진심을 알아줄 것으로 생각한다.”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과는 가까운 사이 아닌가.

 “뭐 30여 년간 인간관계가 있으니…. 서로 아름다운 경선을 하는 게 좋다. 또 내가 선배 입장에서 무슨 네거티브를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허허.”

 -김 의원은 ‘과거 대 미래’의 컨셉트로 본인은 미래, 서 의원은 과거라는 프레임을 짜려는 것 같은데.

 “굳이 반론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과거 없는 미래가 어디 있나. 한국 정치에서 대화 문화를 정착시킨 사람이 바로 난데 나보고 과거라고 하는 건 김 의원 얘기일 뿐이다. (웃으면서) 김 의원도 30년 정치 했으면 미래보단 과거지 뭐.”

 -이번 지방선거 결과의 의미는.

 “새누리당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라는 거다. 대한민국의 잘못된 적폐를 국민들 가슴에 와 닿게 당과 정부가 해결하라는 거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8일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내가 발의한 세월호 특별법을 전달해드리고 보완할 점을 일러달라고 요청 드렸다.”

 -10일 토론회 때 과거에 사이가 나빴던 이재오 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의원과 정치노선은 조금 달랐지만 40년 우정을 가진 선후배 사이(중앙대 동문)다. 그 양반이 친이계 대표적 인사인데 나하고 정국 잘 풀어가자고 의견을 모았으면 그게 화합이고 화해 아닌가. 내가 이명박 정부 때 감옥 간 거 억울하다고 계속 떠들면 화해가 되겠나. 이 의원은 개헌 논의도 시기는 나하고 같이 의논하기로 합의를 봤다.”

 -개헌 논의의 적기는 언제라고 보나.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의 큰 틀이 잡혀가고, 경제문제도 일단락이 된 이후에 얘기를 해야 할 테니 개인적으론 아무래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 같다. 여야가 국회에서 의견을 모아 2016년 총선 공약으로 개헌을 내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권력 구조는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맞다고 본다. 지금 임기 보장된 대통령한테도 하야하란 얘기가 나오는 판에 내각제로 해놓으면 총리가 1년도 못 버티고 계속 바뀌어서 대혼란이 벌어질 거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 문제가 논란이다. 당내 일각에선 김 실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통령이 임명한 비서실장에 대해 내가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치 않다. 그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가장 잘 아실 거다. 김 실장 한 명 때문에 대한민국이 확 바뀌겠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7·30 재·보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알아보니까 당에서 이 전 수석으로부터 출마 의사를 전달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데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정치인이 출마하겠다고 나오면 어떻게 말리겠나. 누군 된다, 누군 안 된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

글=김정하·김경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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