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화교환기도 전자식으로 바뀐다|영동·당산국 시공계기로 알아본 그성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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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의 전화교환방식도 이제「컴퓨더」방식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체신부는 기계식 전자교환기의 노후로 고장이 잦고, 수리비등 유지비가 많이 드는데다 전화회선수용도 한 개점에 다다랐다고 판단, 점차적으로 ESS(전자교환「시스팀」)방식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외국굴지의 전자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체신부는 이미 영동·당산전화국에 각각1만회선용 전자교환기를 시공중에 있다. 앞으로는 총 l백억「달러」를 들여 연차적으로 전 전화교환장치를 ESS로 바꿀 것으로 알려졌는데 ESS방식이란 어떤 것이며 무슨 잇점이 있는가를 알아본다.
ESS방식은 통화회로가 기계가 아닌 고성능 「컴퓨터」가 연결되어 이「컴퓨터」가 통화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종래의 ST (스텝·바이·스텝) 방식이나 EMD(금속성접속「모터」회전)방식이 모두 기계식 계전기나 「스위치」를 주축으로 구성된 반면, ESS방식은 LSI (고밀도 집적회로)「칩」 으로 구성된「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예를들어 어떤 가입자가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돌릴때 기계식에서는 번호 하나하나를 기계가 10진법에 의해 찾아가므로 번호를 다돌리기도 전에 이미 다른 가입자끼리의 기계접속때문에 「통화중신호」 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ESS방식에서는 국번호와 가입자 번호가 각각 한개씩의 부호로 묵여 2단위로 처리되어 상대방이 통화를 하지않는한「통학중신호」가 나오지 않는다. 설사 상대방이 통화중일지라도 전화를 들고있으면 통화가 끝나면서 자동 접속된다.
또「컴퓨터」의「고속논리소자」「대용량기억소자」를 활용하여 자동즉시식 국제통화· 통화중 다른통화의 착신표시등이 가능하며 앞으로는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하는 TV전화·TV 신문등에도 응용될수있다.
이 방식은 차지하는 공간도 작아「빌딩」한채정도의 기계식시설에 해당되는 처리능력을 방 한 개정도로 줄일수 있다.
또 고장율이 낮고 고장일경우는 자체적으로 고장부위를 알려 신속하게 그부분만 수리할수있어 경제적이다.
ESS는 기계식에서 나게마련인 통화중잡음도 어느정도 제거되어 음성이 깨끗할뿐아니라 아주 약한 전기신호도 처리할수 있어 현재 사용하는 가입자·전화국간의 동선을 더 가늘게하는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지금 사용중인 동축「케이블」과 같은 굵기에 1·5배정도를 수용할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전화적체현장 해소에 큰 도움을 주게된다.
한편 한국과학원의 은종관박사 (전자공학) 는 『전자교환기의 도입이 정보의 신속한 유통등 바람직한 일이나 「애널로그」식이라는데 문제점이 있다』고 말하고『현재 미국은 70%가「디지틀」식을 채용하고있고, 우리나라도 많은 연구진이「디지틀」식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디지틀」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할것』이라고 전망했다.「애널로그」방식이란 연속적인 음파를 「공간분할형」으로 처리하는 방법이고 「디지틀」방식은 음파를 수십만분의 1초씩 끊어 전달하는「시분할형」방법으로「애널로그」가 해결하지못한 잡음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광통신이 개발될때 적체율을 전면 해소할수있는 잇점이 있다.
이점에 대해 한국통신기술연구소의 안병성박사(전자공학)도『현재 도입예정인「애널로그」식 ESS교환기가 궁극적인 전화통신방법은 아니다』고 전제하고『우리나라 자체의 「디지틀」방식이 개발, 실용화되면 점차 「디지틀」식 교환체제로 전환될것』이라고 말했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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