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웨덴 '승리보다 값진 무승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이 패배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8강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스웨덴은 19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가웅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04 예선 C조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40분에 터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1-1로 비겼다.

예선 1차전 불가리아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던 스웨덴은 이날 무승부로 같은 날 불가리아를 2-0으로 누른 덴마크와 함께 예선전적 1승1무, 승점 4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단독선두에 올랐다.

대회 전부터 'C조 최대의 빅매치'로 불렸던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탈리아는 '미드필더진의 핵' 프란시스코 토티가 출장정지를 받아 결장했지만 크리스티앙 비에리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앞세워 스웨덴의 수비진을 쉴새없이 공략했다. 반면 스웨덴 역시 이탈리아의 날카로운 창끝을 효과적으로 피하면서 '1차전 대승의 영웅' 헨리크 라르손과 이브라히모비치 '투톱'을 중심으로 재빠르게 역습을 펼쳐 이탈리아의 골문을 노렸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는 전반 37분 크리스티앙 파누치가 오른쪽에서 오버래핑후 왼발로 크로스해준 볼을 '21살의 신예' 안토니오 카사노가 쓰러지면서 머리로 받아 스웨덴 골문안에 집어넣었다. 그동안 토티에 밀려 주전기회를 잡기 못했던 카사노가 일약 스타로 떠오르는 순간.

하지만 1골은 너무 위험했다. 선제골로 상승세를 탄 이탈리아는 점수차를 벌리기 위해 잇따라 공세를 펼쳤지만 스웨덴 골키퍼 안드레아스 이삭손의 선방에 막히면서 불안한 리드를 계속 이어가야 했다.

이탈리아가 추가점을 넣지 못하는 사이 기회는 스웨덴에게 왔다. 스웨덴은 패색이 짙던 후반 40분에 이브라히모비치가 상대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과 볼을 다투는 혼전속에서 재치있는 오버헤드킥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골키퍼를 등진 상태에서 발끝을 이용해 공을 머리 뒤쪽으로 넘긴 것이 절묘하게 회전을 먹어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간 것.

경기내내 리드를 하다 막판 동점을 허용해 허탈해진 이탈리아는 인저리 타임에 파상공세를 펼쳐봤지만 다시 리드를 찾아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종료 휘슬이 울린뒤 마치 승리를 거둔 듯 기뻐하는 스웨덴 선수들과 아쉬움에 고개를 떨군 이탈리아 선수들의 대조적 모습은 경기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스웨덴은 오는 23일 '스칸디나비아 라이벌' 덴마크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 현재 스웨덴은 덴마크에 골득실차에서 앞서있어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행을 확정짓게 된다.

반면 2무승부를 기록한 이탈리아는 같은 날 불가리아와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8강행을 이룰 수 있다. 불가리아는 이미 2패를 당해 예선탈락이 확정된 약체. 하지만 불가리아가 예선통과에 대한 부담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할 경우 이탈리아가 의외로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oins.com 이석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