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어등 어부 직업병 유발|20만 촉광 방열 발작 및 눈병 일으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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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속초】 오징어 잡이 어선의 집어 등에서 발산하는 10∼20만 촉광의 고광도와 광열이 어부의 신경성 및 안 질환과 발작증을 유발하는 새로운 직업병으로 나타나고있다.
동해안의 오징어 잡이 어선 등은 한밤에 추광성인 오징어를 불빛으로 유인하기 위해 30∼50f급은 6만∼12만 촉광(W), 50∼2백t급은 15만∼20만촉 광의 집어 등을 켜고있다.
50t어선의 경우 10만 촉광을 내기 위해 2천 촉광 짜리 집어 등 50개를 시설, 60촉 짜리 3등을 켜는 일반가정 5백 58가구 분에 해당하는 밝은 전기를 10평 남직한 어선 주변에 집중발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상온도도 35도까지 오르는 광열을 발산한다.
어민들은 선박의 좌·우현 난간에 앉아 불과 2m 높이에서 쏘아대는 이 같은 고광도의 빛을 견디며 매일 10∼12시간씩 15∼20일간으 밤잠을 자지못하고 조업한다.
이 같은 작업조건으로 어민들은 열사를 방불케하는 광열과 눈이 부신 광선 밑에서 시신경이 자극을 받아 안질이 생기고 심한 경우 체내의 전해질 소모에 따른 탈수현상·내분비 이상 등 생리적인 변화와 간질 또는 일사병 같은 발작증을 유발, 환자가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동해 대화 퇴어장에 출어했던 경북 울진군 포항소속 제5유정호(34t·선주 박두형)의 어부 정재웅씨(34·명주군 연곡면 령진리)의 경우 조업증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바닷물로 뛰어든 것을 동료 어부들이 구출, 귀항을 서둘러 서울로 후송했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원해 조업선들이 집어등 촉광을 크게 놀리면서 발생, 동해안 오징어 잡이 항구마다 이 같은 환자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속초인심의원 전태원씨(46)은 『어부들의 발작증이 체내의 전해질이 소모되는 탈수증과 「호르몬」의 과잉배출에 의한 내분비 이상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말초신경과 시신경을 극도로 자극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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