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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황해도서 동해로 스커드 2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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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9일 새벽 스커드-C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 26일과 지난달 29일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발사시각은 9일 오전 4시와 4시20분이다. 황해도 신계군 스커드 미사일 기지 인근의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동해안쪽 북동 방향으로 사거리 500㎞의 미사일 2발을 쐈다. 평양에서 90㎞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간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인근의 호도반도와 깃대령 등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왔지만 6월 이후 함경남도 흥남이나 평안남도 숙천, 황해도 신계 등으로 발사 지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원산에 머물던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20주기 행사차 평양으로 이동하자 평양에서 가까운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방향은 동해안을 향했지만 중국 산둥(山東)반도에 이르는 미사일을 쏜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 불만을 나타내는 차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일 관계가 호전되는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을 쏘자 일본 정부는 베이징 북한대사관을 통해 “극히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이끌어 왔던 전병호(88·사진) 전 군수담당 비서가 7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의 군수공업 공장이 밀집한 자강도 출신인 그는 6·25전쟁 때 군수품 생산 실무자인 공정원(工程員)으로 시작해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군수담당 비서 등을 지냈다. 북한 군수공업의 대부로 불린다. 정부 당국자는 “그는 6·25전쟁 직후 모스크바 공대를 유학했다”며 “김일성 때부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전 전 비서는 1982년 우리의 방위사업청에 해당하는 제2경제위원장에 올라 옛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실물과 설계도를 들여와 미사일 자체 생산을 챙겼고, 김정일 시대엔 군수담당 비서를 맡아 핵 개발을 주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그의 부고에서 “그는 우리나라(북한)를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 핵 보유국으로 전변시키는 데 특출 난 공헌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2010년 내각 정치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관여했다. 김정일 사망 다음 해인 2012년엔 무장장비전시관(무기박물관) 관장의 직책으로 현직에서 물러났다. 김정은 등 88명으로 구성된 그의 장의위원에는 실각설이 돌던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가 포함돼 건재를 과시했지만 김정은의 고모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당비서는 제외돼 현직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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