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30분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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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일 하오7시50분쯤 서울 삼각동 우석「호텔」앞길에서 10대 폭력배 30여명이 각목과 쇠갈고리·깨진 소주병등을 휘두르며 편싸움을 벌여 폭력배 4∼5명과 행인5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이웃 상점가 주민들이 가게문을 닫고 대피하는등 30여분동안 소동을 벌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싸움은 하오 7시40분쯤 10대폭력배 20여명이 손에 길이l∼2m의 각목을 들고 삼각동 술집골목에 나타나자 곧이어 쉬갈고리와 깨진 소주병을 든 10여명의 다른 폭력배들이 몰려들어 『때려죽여라』고 고함치면서 시작됐다. 사건현장은 을지로2가 파출소에서 겨우 50여m 떨어진 곳이다.
2백여m의 삼각동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10여분동안 난투극을 벌이던 이들중 한패가 『도망가자』며 피를 흘리는 부상자를 끌고 청계천2가쪽으로 달아나자 다른 한패가 50여m 추격하다 잡지못한채 되돌아와 행인들을 닥치는대로 붙들고 각목과 깨진 병을 휘두르며 30여분동안 행패를 부렸다.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재수생 이원우(18·서울홍제l동361의11) ·김훈(19)군등이 이들에게 붙들러 온몸을 각목으로 얻어맞았고 이중 김군은 가슴을 칼에 찔려 입원했다.
또 인근 「벨트」공장종업원 전창복군(20)도 골목으로 끌려가 뭇매를 맞고 간신히 도망쳤다.
경찰은 편싸움이 벌어진 30분 뒤에야 신고를 받고 하오8시25분쯤 경찰관1명과 방범대원 4명을 보냈으나 폭력배들이 『가까이 오면 죽인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10여분동안 대치하다가 이들이 모두 골목으로 달아나 l명도 잡지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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