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지역 협력기구」창설에 미서 한국 참여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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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밴스」에 한국문제논평 자제토록 요청">
미국정부는 태평양연안국가들간의 정치·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역협력기구로서 미·일이 주도해서 곧 창설하게 되는 「태평양 공동체」(Pacific Community)에 한국이 창설국가로 참가해줄 것을 공식으로 우리정부에 요청했다.
「핀란드」중동 및 미국을 방문하고 7일 하오 귀국한 박동진 외무부장관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7일 한미외상회담에서 「밴스」미 국무장관이 『미국이 태평양지역국가의 협력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그런 구상이 성숙할 때는 한국이 처음부터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밴스」장관이 태평양연안국가의 지역적 협력과 관련해서 미국은 앞으로 한국의 역할과 한국이 담당해야할 지위를 적극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평양공동체」는 태평양연안국가사이에 경제협력 및 무역확대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미·「캐나다」·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등 9개국을 창설국가로 하고 그 범위를 점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동남아국가로 확대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 기구는 경제협력을 1차적 목표로 삼고 있으나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세력확대를 노리는 소련에 대비하는 정치적 기구로서의 성격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할리드」「사우디아라비아」국왕, 「자비르」「쿠웨이트」국왕 및 교황「요한·바오로」2세에게 양국간의 우호협력관계의 강화를 다짐하는 내용의 박정희 대통령친서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 밖의 박 장관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동문제=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를 승인하는 국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국제적 추세다.
대 중동실리외교를 발전시키는데 이 같은 「유엔」내외의 조류를 충분히 참작해야 할 것이다. PLO승인문제는 우리와 관계 있는 나라들의 사정을 참작하여 단계적으로 대처할 문제다. 현 단계로는 우리의 이 같은 전진적 자세로 충분하다.
▲한미관계=「밴스」국무장관에게 한국국내정치문제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제3국이 이렇다 저렇다 논평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방으로서 호의적 입장에서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나 결과적으로 오히려 오해나 불필요한 혼란이 생긴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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