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왜 치솟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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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김두겸특파원】국제금값이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1「온스」(28.34g)에 3백「달러」를 기록했던 것이 8월10일, 그 후 48일 만인 9월28일 4백「달러」를 넘어섰고 l일엔 4백14「달러」50「센트」까지 올랐다.
두 달 만에 무려 1백15「달러」나 폭등했다.
최근의 금값폭등은 수급사정보다는 「인플레·무드」를 탄 투기열 때문이다.
올해 세계 금 공급량은 작년보다 6t가량 적은 1천7백35t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 정도 수급차질 때문에 이처럼 금값이 폭등할 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시대를 맞아「인플레·헤지」로서의 투기대상이 된 것이다.
국제 금 전문가들은 금값이 연내「온스」당 5백「달러」를 넘을지도 모른다고 점치고 있다.
금은 「매우 심리적인 금속」이어서 단순한 수요공급 사정뿐만 아니라 통화를 둘러싼 국제논의나 세계의 군사정세까지 모두 그 가격에 반영된다.
올해 「인플레」율이 2단위(10%대)를 기록하는 미국에서는 최근 금 호선경향이 봇물 터진 것처럼 강해 금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말하자면 으르기 때문에 사고 사기 때문에 으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있다.
산금국인 남「아프리카」는「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를 금과 물물교환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고 중동 산유국은「스위스」 및 서독은행을 통해 금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들이 끈질기게 나돌고 있다.
일본에서도 금값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 9월말현재 g당 2천7백「엔」(약6천7백원·소매)을 기록, 올 들어 배나 올랐다.
「달러」의 실력은 밑을 모르고 계속 떨어지고 있다. 중동의 석유정세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구주통화제도(EMS)는 「금의 복위」를 주장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석유값 인상으로 각 국의 물가상승이 가속되며 금의 자산가치는 더욱 증대될 것이 틀림없다.
동경은행은 장기적으로 보아 금값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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