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책상작업」「무대작업」나눠|『루루』공연에「우리극장」서 첫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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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반적으로 연극공연에 있어서 연출자의 역할은 작품해석·공연방향설정 등「책상위의 작업」에서부터 연기자 「트레이닝」·등작선긋기 등「무대위의 작업」에까지 이르기 마련인데 이 두 가지 작업을 엄격히 분리, 각각 두 사람이 맡는 연극이 공연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10윌11∼15일 세종문화회관 별관무대에 올려지는 극단「우리극장」의 『루루』(Lulu)가 그것으로 흔히「드라마투르기」(Dramaturgie=극연)라고 불리는「책상작업」은 김창자씨(31)가 맡고 「무대작업」은 고금석씨(29)가 맡는다.「드라마투르그」(Dramatrug=「드라마투르기」를 하는 사람) 김씨는 극단 「프라이에·뷔네」출신으로 고려대독문과를 졸업하고 74년부터 서독「베를린」자유대학에서 연극학을 공부해왔는데 이번 공연을 위해 일시귀국했다.
『서독에는 극단마다 연극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갖춘 상임「드라마투르그」가 있어 작품선정, 작가발굴·각색·번역 등 폭넓은 역할을 하고있다』고 그는 전한다.
이번에 공연하는 『루루』(를루)는 1900년대의 독일작가「프랑크·베데킨트」작품으로 그는 서사극의 대가인「브레히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사람. 「루루」라는 한 젊은 여성이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여러 「타이프」의 남성을 거치면서 겪게되는 인생의 여러가지 면모가 전5막으로 엮어지는 이 연극은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할 주제를 담고있기 때문에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속에 뛰어든 비천한 신분의 소녀가 어떻게 적응해 나가며 그녀가 부딪치는 각양각색의 비뚤어진 사회상을 그림으로써 서사극의 재미를 보여 주겠다』는게 무대연출을 맡은 고씨의 구상.

<『부자Ⅱ』등 2편|민예극장>
□…극단 「민예극장」은 105인의 연극 애호인이 선정한 6개의 단막극 「시리즈」중 두 번째로 이근삼작 『거룩한 직업』과 노경식작『부자Ⅱ』를 20일∼10월3일 (평일하오7시·토일요일 하오4시·7시) 이대앞 민예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낡아빠진 대학「노트」한 권으로 몇10년을 버텨온 노교수의 집에 도둑이 들어오는데서부터 시작되는 사회풍자극 『거룩한 작업』은 김도동씨가 연출하여 주호성 정운봉 이주보씨가 출연한다.
허규연출 권성덕 정양철 출연의 『부자Ⅱ』는 목수부자의 대화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반성케하는 작품.

<『종이연』|현대극장 >
□…극단 「현대극장」의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인 『종이연』(장소지작, 김상렬연출)이 20∼26일 (하오4시·7시) 연극회관 「세실」극장에서 공연된다.
미국교포사회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철수사건을 토대로한 일종의 고발연극인 이 작품에는 양재성 문참길 김호태 윤문식 외 15명이 출연한다.

<『고도를 기다리며』|76소극장 >
□…극단「76소극장」은「사뮈엘·베케트」작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12일부터(하오4시·7시) 신촌역입구 76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10월1일까지) .
연출자 강능원씨와 출연자 박영규 김명환 송승환 이항수 등은 지금까지 공연되었던 『고드…』와는 다른 각도로 작품을 해석,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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