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키에르케고르」와…|6권 번역해 낸 임춘갑씨|<신 앞의 존재>로 믿어온 비전문인|『죽음에 이르는 병』읽고 연구몰두|『생애와 사상』등 2권은 월내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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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쇠렌·오뷔·키에르케고르」만 붙잡고 그의 저서 또는 관계 연구서를 전문적으로 번역해온 이색철학자가 있다.
임춘갑씨 (54·한국종합조경공사부사장) -.
『죽음에 이르는 병』 (59년간행) 이래 지금까지 6권의「키에르케고르」저서를 번역·출판했고 이번에 다시『사랑의 역사』(상하2권)를 종로서적에서 간행했다. 이달 안으로 『「키에르케고르」의 생애와 사상』(「월터·라우리」저)이 인쇄를 끝낼 예정이고 『순간』도 곧 간행예정이어서 금년 중에 「키에르케고르」번역서만 10권을 채우게된다.
임씨가 「키에르케고르」를 만나게 된 것은 일제 때, 중학시절에 그의 책『죽음에 이르는 병』을 읽고 나서부터. 2차대전이 막바지에 치달을 무렵이라 모든 게 불안한 상황에서『도대체 죽음에 까지 가는 병이 무엇인가』를 따져보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또 부친이 목사여서 기독교의 환경에 젖어있었기 때문에 「키에르케고르」가 기독자로서 갖는 회의가 무엇인가를 알고싶었던 이유도 있었단다.
그렇게 해서 해방직후(46년)서울대문학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지금은 대학교수로 있는 친구 조가경(서울대) 안상진(서울대) 조요한(숭전대) 등과 깊이 사귀었다고.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을 한마디로 짚어 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젓는다. 기본적으로「키에르케고르」는 『신 앞에선 존재』 이기 때문에 깊은 신앙이 없이는 이해 난이라는 것.
그러나 금년봄 뜻하지 않게 『장남을 사고로 잃게되자 그때의 착잡한 심경이후 점차「키에르케고르」를 알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키에르케고르」가 왜 그토록 사랑했던 약혼자「레기네」를 포기하게 되었는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결정적인 요인은 그의 종교성』이라고 말한다.
임씨는 한국신학대학강사·무역진홍공사감사·「보이스카웃」사무총장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현직에 앉아 틈틈이「키에르케고르」학회부회장의 일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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