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졸작…노벨상이 부끄럽다|신작『우려되는 포위』에 화살|문장력까지 비판받아 만년에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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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독의 노작가「하인리히·뵐」이 신작『우려되는 포위』를 내놓고는 비평가들의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카타리나·불륌」의 잃어버리 명예』와 같은 폭로주의의 한 「장르」로서 엮어진 중편 『우려되는 포위』는 출판되자마자 비평가들의 혹평에「포위」,「뵐」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흔들리게 되었다.
문학비평가 「라이호· 라키니」는 아예 비판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할 만큼의 졸작으로 규정지었다. 도대체 「노벨」문학상이 부끄럽지도 않으냐면서 문학은 커녕 이야기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혹평이다.
특히 「라니키」는 작품속의 문학성은 그렇다치고 문장력마저 그토록 빈곤할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려되는 포위』를 우려하는 비평가가 비단「라니키」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서독의 권위시사주간지「데르·슈피겔」의 발행인 「루돌프· 아욱슈타인」은 『그토록 지루한 작품도 없다』고 점잖게 한 마디 했지만 「프랑크푸르트·룬트샤우」지 소속의 「불프람·쉬테」같은 다혈질의 비평가는 표현부터 다르다.
그는『「뮌」호의 난파. 씻을 수 없는 불행』이라고 규정짓고 『도대체「뵐」이 「노밸문학상을 상표화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반문하는 것이다. 70년대 후반기의 「뵐」은 창작할동에서 침제에 빠졌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77년에는 서독「테러리즘」을 옹호해 비판대위에 오른데다 이번에 출판한 『우려되는 포위』도 현대국가를 정면부인. 보수성이 강한 독자들이 하나 둘씩 그의 곁을 뗘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작품모두 철저한 폭로주의로 일관하면서 일부 과격파 및 선정주의 「매스컴」과 영합하려 했던 것도 문제가 된다.
『우려되는 포위』는 서독 정치사회의 만화경을 다룬 고도의 정치소설로 특히 국민을 철저히 감독하는「감독국가」로서의 우려를 강조한 작품이다.

<본=이근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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