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올림픽」예선서 이겨야「진짜」-한국여자배구, 일본대표팀 격파의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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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여자배구가 일본대표와의 2차전 (9일·장충체육관) 에서 3-2로 승리한 것은 지난 62년「자카르타」「아시아」경기에서 3-0으로 패한 이래 17년만에 일본「콤플렉스」를 벗어났고 또 백일기도 끝에 득남한 것과 같은 쾌거라고 배구인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는 6인제 국제식 배구에서는 일본 앞에서『공자 앞에 문자쓰는 격』으로 주눅이 들다시피 했다.
그것은 속공·시간차공격 등을 모두 일본으로부터 도입, 수학했기 때문에 일본에는 항상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곤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여자배구는 70년「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처음으로 한「세트」를 빼앗고 서서히 간격을 좁혀왔으나 더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좌절감에 빠졌었다.
이런 한국여자배구가「팀」개편 1백일만에 일본대표「팀」을 처음으로 초청, 2연전에서 2차전을 승리로 이끈 것은 자축할만한 일이기도 하다.
1차전은 한국인 주심 조배호 씨가 석연치 않은 애국심 (?) 을 기술적으로 발휘, 거부반응을 안겨줬으나 승리한 2차전은 일본인「후지미라·마사미」씨가 주심이었다는데 승리의 개운함도 있다. 한국이 2차전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권인숙의「블로킹」이 예상외로 잘 된데다「트릭·플레이」가 일본의 허점을 잘 찔렀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일본대표「팀」에는「수또」(수등) 와「요꼬야마」(횡산·주장) 가 불참, 승리의 자만은 금물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또 한국도 심순옥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주공 김화복도 어깨가 아파 두「팀」모두 최상의 조건이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12월「홍콩」서 열리는「아시아」선수권대회 겸「모스크바·올림픽」예선전에서 진정한 결판이 날 것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중공을 꺾고「모스크바」행「티켓」을 따내야 하는 과제가 걸려있다. <석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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