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측근들 줄줄이 호남무마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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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호남으로 가고 있다.

‘호남 소외론’으로 지역 민심이 새 정부에서 멀어져간다는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때문이다.문재인(文在寅)청와대 민정수석은 11일 전남 완도군 보길도를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저수댐 증축 공사를 반대해 지난달 10일부터 33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주민 강제윤(37·시인)씨를 만났다.文수석은 강씨에게 공사의 타당성 검토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오후 광주로 갔다.金장관은 지역방송 대담프로그램을 녹화한 뒤 전남 함평군에서 함평·영암·무안·화순·나주 등 전남 서부권 주민 30여명과 대화를 나눴다.金장관은 12일 오전 나주시청 회의실에서 5개 시·군 하위직 공무원 20여명을 만나 애로·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행자부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라고 방문이유를 설명했다.그러나 주변에선 호남 지역에서 행자부 간부 인사 결과에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기 위한 방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조영동(趙永東)국정홍보처장도 이날 광주와 전주를 찾았다.홍보처는 “현지 언론인들을 만나 지역언론 육성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라고 말했다.趙처장은 광주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11명과 오찬을 할 예정이었지만,국장단은 “참석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결국 趙처장은 일부 신문·방송사 주필 등 지역 원로언론인들과 만나 점심을 함께해야 했다.국장단은 “최근 정찬용 인사보좌관을 만나 인사와 경제정책에서 ‘호남소외’를 충분히 얘기했는데도 뜻이 다르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날 불참한 모신문사 편집국장은 “민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불참을 선택했다.신호남소외론이 이곳 민심이다.인사와 관련해서 (호남지역)사람이 없다고 하는데,다른 지역에서는 부시장까지 데려다 쓰지않았느냐”고 말했다.

趙처장은 이날 오후 전북 전주시로 이동,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만났으며 12일 오전에는 전북지역 언론사사장단과의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광주=이해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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