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포 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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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외입양법(62년)이 마련되고 나서 지금까지 해외에 정수한 한국 교민의 수효는 약3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해방전에도, 50년대까지도 어떤형태로든 이민의 쟁례는 많이 있었지만 해외입양법 발효이전과 이후의 이민형상은 그 성격을 다소 달리한다.
그 이전의 이민이「현지에의 동화」였다면 그 이후의 이민은「새 질서의 창조」라는 점이다. 「새 질서의창조」란 두말할 나위없이 한국 교민사회의 새로운·형성이라는 관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올것이다.
여기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형성된 한국교민사회에 한국적 문화전통을 슬기릅게 이식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선, 비록 소규모 사회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언어와 생활상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필연적인 요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예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언어의 설술이며 제1차적인 예술로 꼽히는 문학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까지 영어로, 독일어로, 혹은 일본어로 문학작품을 발표하여 같은 언어권에서 성공을 거둔 몇몇 한국작가의 예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한국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한국문학과 관련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들의 성공은 한국인의 성공은 될 수 있을지 언정 한국문학의 성공은 아닌 것이다.
한때 이민의 열기가 가득찼던 무렵 예술인을 포함한 지식층의 이민에 대한 사회적 반응이 매우 비판적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예술인들 가운데서도 특히 일부 문학인의 이민에 대해서는 그들의 생명일 수 있는 언어를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패배주의자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사회든 그 사회에 상응하는 문화가 존재해야 한다고 볼때 이미 하나의 작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세계 여러 곳의 교민사회에 대하여 국문학을 비롯한 한국문화의 이직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때를 맞추어 최근 미국의「로스엔젤레스」나 「뉴욕」같은 곳의 교민사회에서는 고국에서 문학을 하던 사람들끼리 모여 문학의 모임도 만들고 작품집도 발간하는둥 그 나름의 문학활동을 벌이고 있다한다. 또 국내의 문학지 들은 그들에 대한 문호를 전보다 훨씬 개방하여 특집을 마련하는등 상당한 배려를 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이 한국문화의 해외이직에 전기룰 마련하게 하는지는 앞으로 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당국의 문예진흥정책이 친야를 더 확대하여 이들에게 까지 헤택을 미칠수 있을때 이들의 활발한 활동은 미래지향적인 의미에서 해외에서 한국문화의 새로운 전통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마지 않는다.

<일본 공산당과 북괴>
일본 공산당 서기국장의「전위」지 논문은 공산진영 안에서의 거의 최초의 공개적인 본격 북괴 비판이었다는 점에서 주위의 관심을 끌만하다.
동논문의 북괴비판 요지는 특정인물에 대한 지나친 절봉화와 공격화·북괴 통일 정책의 국제적「캠페인」이 수반한 기만적 선동성·일부 일본좌익인사들의 무분별한 대북괴 영합태도둥을 이론적으로 비판한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북괴가 취해온「이론적」자세나 제반행태는 공산권 일반의 소위「마르크스」주의라는 것하고도 거의 부합하지 않는 기괴한 이상현상으로 평가되어왔다.
비록 소련이나 중공에서도 한 때 한 개인을 절대적인 우상으로 떠받들던 광난의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북괴 김일성에 대한 치졸한 압격화는 그 모든 역사상의 전례를 훨씬 능가하고도 남을 정도로 극단화 되었다.
이러한 광게는 소위「과학적」이요,「진보적」임을 스스로 자처하는「마르크스」주의 자체의 주장과도 자기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라서 북괴의 개인숭배는 전공산권의 망신으로 간주될만 했었다.
이 때문에 북괴권력과 북괴「이데을로기」의 본질은 공산권 내에서도『공산주의의 가장 타락한 형태』인 동시에 일종의「공산봉건주의」란 낙인이 찍혀 마땅한 것이었다.
이뿐아니라 북에는 또한 근래에와 공산주의니, 세계혁명이니 하는 분야에 있어서도 자기들의 입장이 소련이나 중공보다도 훨씬 격상된 그 무엇인양 자처하기 시작, 공산권 내부에서조차 경멸과 반발을 샀던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북에의 이러한 작태가 아무리 보기 싫다 하더라도 북괴가 정하고 있는 여러가지 미묘한 지정학적·정치적 위치 때문에 소·중공 그 어느 펀에서도 공공연한 북괴비판만은 주저해왔던 것이다.
그러던 차 이번에 일본 공산당의 한 공식기구 담당자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공개거륜했다는 사실은 비록 때늦은 감은 있다할지라도 매우 홍미 깊온 일이라 하겠다.
공산진영 내부에서 하나의 공산집단이 또 하나의 다른 집단과 맞붙어 어떤 논쟁을 일으키든 우리로선 별로 개의하그 싶은 흥미도 없고 지나친 관심을 가질 생각도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차제에 일본좌익진영에 고필화되어있는 일부 무분별한 북괴영합태도만은 철저하고 예리하게 자가비판되어야 마땅하리라 믿는다.
그동안 일본좌익의 한우도관은 지나친 편견과 몰리해로 맹목적인 것이었고, 이성적이거나 객관적인것 하고는 녀무나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래서 북괴는 무조건「진보적」이고 한국은 무조건 그렇지 않다는 단순한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올바르고 건전한 사태판단과 진실파악을 그르친 경우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이제 일본의 공개적인 북괴비리가 나온 마당에 일본의 좌익과 세계여타지역의 모든 공산주의자들도 북괴의 봉건왕조적 본질과 기만적 속성을 철저히 비만 응징하는데 주저하지 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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