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의 진술은 사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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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모기관원에게 납치되어 고문을 당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하여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톨릭」 농민회 경북 영양군 청기면 분회장 오원춘씨 (31)가 서울에서 내려온 종교계·학계·언론계·외신 기자·현지 취재 기자 등과 22일 하오 2시부터 3시간l5분 동안 대구 교도소장실에서 면담을 가졌다.
오씨와의 일문일답에 앞서 서돈양 대구지검 검사는 상황 보고를 했고 경북도경 오달호 정보 1과장과 이흥락 수사 과장은 경찰 수사 과정에 관한 보고를 했다.
오씨는 면담 참석자들에게 『경찰과 검찰에서 진술한 것은 사실이고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은 개인 사정 때문에서였다』고 말했다.
면담에는 오씨의 애인 공모양 (19)·「가톨릭」 청기면 공소회장 김영종씨 (44) 등 이 사건 관련중인 5명도 참석, 검찰의 공소 내용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오늘 면담이 있을 줄 알았나.
답=몰랐다.
문=당신의 납치 설에 대해 경찰과 「가톨릭」계의 주장에 차이가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오씨는 질문자의 말을 잘못 알아듣겠다며 큰소리로 질문해 줄 것을 요청. 오씨는 이 질문에 답변을 안 했다.
문= 개인 사정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이렇게 될 줄 몰랐다.
문=현재의 심경은.
답=사실대로 털어놓으니 후련하다.
문=개인적으로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 있으나 양심 선언까지 한 동기는 무엇인가.
답=본당 신부님이 양심 선언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해서 써줬다.
문=앞으로 신부를 만나면 진실한 양심 선언을 쓰겠나.
답=쓰겠다.
문=구속된 후 가족들의 면회가 있었나.
답=한번도 없었다.
문=경찰 조사를 받을 때 가족들과 만났나.
답=만난 일이 있다.
문=가족들과 면회하면서 기도를 해달라고 말했다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가.
답=(잠시 머뭇거린 뒤) 나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그랬다.
문=앞으로 성당에 계속 나가겠는가.
답=계속 나가겠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사람은 다음과 같다.
▲김두한 (25·울릉군 은정 식당 주인) ▲공모양 (19·영양 모다방 주인 딸) ▲권순자 (27·포항시 한양여관 종업원) ▲구찬희 (40·영양군청기 단협 조합이사) ▲김영종 (44·「가톨릭」 청기면 공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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