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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인것-|"사돈 모시듯"|"할인없는대신 웃으변서 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거지가사러와도 주인큰절>
「니혼바시」(일본교)의 한 제과점주인의 장사철학은 지금도「상인의 도리」로 장사세계에서 널리 이야기되고 있다.
이른바 미식가들만이 찾아오는 이제과점에 어느날 거지가 찾아와 만두1개를 주문했다. 제과점주인은 손수 만두를 종이에 싸 건네주곤『정말 감사하다』면서 큰절을 했다.
의아하게 쳐다보는 점원에게 주인은 이렇게 타일렀다.
『고객을 귀중히 여기는 것은 바로 상인의 도리다. 지금 그 고객은 돈많은 일반 고객과 달리 자기의 전재산을 털어 우리집 과자를 사주었다. 주인인 내가 어찌 손수 대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일본의 상혼은 뭐니뭐니해도 고객을 중히 여기는 몸에밴 「서비스」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것 같다.
고객이 있어 비로소 장사가 성립된다는 것은 장사의 기본원칙이다.
그래서 일본의 상인들은『고개을 사돈처럼 여기라』는「마쓰시마」(송하행지조)의 「상인이 지킬 길」을 언제나 되새기고 있다.
출가한 딸에 대한 어버이의 마음자세라고나 할까.

<찾는게없으면 수소문해줘>
상품을 바로 출가하는 딸처럼 여겨 정성을들여 만들고 고객이 상품을 사간후에는 출가한 딸이 시집의 마음에 들고있는지 없는지 걱정하는것과 같은 마음을 상대고객에게도 가지라는 것이다.
「도오꾜」(동경)를 들러본 여행객치고 이같이 투철한 상인의「서비스」에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브러지어」가게에서 큰딸의 「버스트」칫수를 몰라 쩔쩔매는 고객에게 스무살난 여점원이 자기의「버스트」를 대신 재어보도록 할 정도다.
찾는 상품이 없으면 어디에 가면 그 상품이 있는지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알려준다.
경품끼워팔기나 할인판매보다 웃는 얼굴, 친절로써 경품이나 할인을 대신한다.

<잘때도 손님쪽에 발안둬>
고객을 중히 여기는 「서비스」정신은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옛날 「오오사까」(대판)상인이나 「에도」(강호)장인들은 밤에잠을 잘때도 고객이 살고있는 집쪽으로는 발을 두지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서비스」에 품질보장이 겹쳐 일본상품의 세재제패가 가능했다는 평가.
품질보증은 상품을 자기 딸처럼 소중히 다루는 상인정신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의 결정체라고 할수 있다.
일본에서는 단골손님을 「도꾸이」(득의)라고 한다. 「손님의 뜻을 얻는다」는 뜻이다.
손님의 뜻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품의 질이 좋아야한다.
『「째기」(열)3년, 「꽂기」(자)8년, 「굽기」(소)평생』이라는 말이있다. 뱀장어구이를 두고하는 말이다.
하챦은 뱀장어 한마리 굽는데도이처럼 정성을 다한다.
「니혼바시」의 「유우벤도」(유변방)에서 파는 벼루·먹 등은 품질이 최고일뿐만 아니라 가짜를 산다거나 바가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엤날에는 상품의 질을 다만 이같은 신용으로 보장한데 비해 요즘은 서양물이 들어 문서로 보장하고 있다.

<서양물들어와 문서로보증>
1천5백「엔」짜리 「라이터」룰 한개 사도 1년간 무료로「애프더·서비스」해준다는 보증서를 반드시준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엔진」보장기간은 주행거리 10만㎞까지다.
승용차의 수명을 6∼8년으로 본다면 자동차를 폐기처분할때까지 무료로「애프터·서비스」룰해준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그만큼 품질이 보장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일본상품이 1천억「달러」어치나 팔리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아니다. 【동경=김두겸특파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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