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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거 동원 농성 여공 끌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신민 당사에서 이틀째 철야 농성 중이던 YH무역회사 (회장 장용호) 여자 종업원 2백여명은 11일 새벽 2시 갑자기 들이닥친 기동 경찰에 의해 시내 21개 경찰서로 분산 연행됐다.
경찰이 여공들을 끌어내는데 항거, 깨진 병으로 왼쪽 손목의 동맥을 끊은 뒤 4층 뒷문에서 투신한 김경숙 양 (21)은 근처 녹십자병원에 업혀갔으나 숨졌다.
1천여명의 경찰과 신민당 청년 당원 1백여명이 충돌해 경찰관 30여명, 신민당 청년 당원 30여명, 취재 기자 12명이 부상, 일부는 입원 치료중이다.
또 일부 유리창문·의자·「테이블」등 당사 기물이 파괴됐다.
여공들과 함께 당사에서 밤샘한 김영삼 총재를 비롯한 박한상 사무총장·황낙주 총무·이택돈 정책심의회 의장·노승환·최형우·김동영·이필선·정대철·유한렬·박권흠·김영배·정재원·김형광·김제만·김종기 의원 등 16명은 경찰 백차로 각각 귀가 조치됐다.
황낙주 총무·박용만 의원은 얼굴과 가슴에 부상을 입었고 박권흠 대변인은 얼굴이 일그러지는 등의 심한 상처로 「메디컬·센터」에 입원했다.
이순구 서울시경 국장은 새벽 1시35분께 김 총재를 전화로 찾아 2시까지 여공들을 인도하지 않으면 곧장 당사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최후로 통고했으며 여공들이 나오지 않자 경찰력을 투입했다.

<시경 발표>
이순구 서울시경 국장은 11일 경찰의 신민당 마포 당사 기습 사건에 대해 기자 회견을 갖고 경찰 병력의 강권 발동은 『경찰관 직무 집행법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국가 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경찰관을 납치·폭행한 범인의 검거와 농성 여성 근로자들의 보호 조치를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 말하고 불법 농성 중이던 여성 근로자 1백72명과 경찰관을 폭행한 신민 당원 26명 등 1백98명을 연행,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농성 여성 근로자 중 김경숙 양 (21·광주시 학동 724)이 자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했다고 말하고 지상에 투신한 김양은 신민 당사 뒤쪽 지하실 입구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당사 출동을 저지하던 신민당 청년 당원·여성 근로자들과 경찰관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취재 기자 3명을 비롯, 경찰관 23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 등 당원 상당수가 부상하고 당사 기물 일부가 파손되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크리스천·아카데미」 및 도시 산업 선교회에서 특수 교육을 받은 YH무역 노조 지부장 최순영씨 (27·여) 등 주동자와 배후 선동자는 철저 색출, 강력하게 의법조치 할 것이라고 말하고 경찰은 이번과 같은 불상사가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각종 불법 집단 사태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강력히 단속할 것이며,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대중의 위력이나 불순 세력의 사주에 의해 우리 사회의 기업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경찰력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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