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쇼핑 패러다임 바꾸는 터치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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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지현
SK플래닛 커머스사업개발실장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과 혁신적인 서비스는 기존 산업에 적잖은 위협을 주고 있다. 상가수첩을 불필요하게 만든 각종 배달앱, 택시회사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차량 중계 서비스 ‘우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커머스, 쉽게 말해 쇼핑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오프라인 가게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상품 구매는 더 싼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른바 ‘쇼루밍’족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도 예전에는 퇴근 후 집에서 자판을 두드렸지만, 이젠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이런 쇼핑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커머스 사업자들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모바일 앱에서 상품 구매를 한 뒤, 퇴근 후 집 근처 롯데마트 매장에 들러 주문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월마트의 ‘스캔앤고’는 모바일 앱을 활용, 계산대 앞에서 길게 줄을 설 필요없이 고객 스스로 물건값을 결제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사람·사물 등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비콘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샵킥’이라는 서비스는 매장에 고객이 들어가면 고객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그에 맞는 할인·쿠폰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저기요”라고 눈치보며 매장 직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쇼핑의 혁신이 진행되면서 소비의 패턴·장소·시간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는 일상과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소비자들이 출퇴근길에서, 화장실에서,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이 사고 싶은 상품을 검색한다. 이런 환경에서 커머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의 재미와 편리함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을 동시에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김지현 SK플래닛 커머스사업개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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