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군상사 휴전선 넘어 귀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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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괴군 3사단 민경대대 1중대4소대 부소대장 안찬일 상사(25)가 27일 상오6시쯤 휴전선을 넘어 서부전선 고랑포지역 한국군초소에 귀순해 왔다고 국방부가 28일 발표했다. 안찬일 상사가 17살에 징집되어 8년 동안 고된 전방근무를 하면서 힘겨운 전쟁준비작업과 매일 거듭되는 정치학습에 염증을 느꼈고 북괴군의 가혹한 통제를 더 견디기 어려워 귀순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안찬일 상사는 또 김일성 족벌체제와 공산주의사상에 대해 회의와 환멸을 느껴오다가 전방에서 남한지역을 수시로 관측, 북괴선전과는 달리 매년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남한을 동경해오다 귀순결심을 하게 되었다.
안찬일 상사는 귀순할 때 북괴제 AK소총 1정과 실탄30발·북괴화폐 3백53원10전(한화 9만5천3백37원)·사회주의노동자 청년동맹원증명서·이동증명서·나침반1개·지도2장을 갖고 왔다.
국방부는『지난 5일 북괴군 5사단 민경대대 정치보의부 군관 강형순 소위의 귀순에 이어 이번 안찬일 상사가 또 휴전선을 넘어온 것으로 보아 북괴군관이나 병사들이 전쟁준비와 독려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군 내부의 반발이 얼마나 큰가를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괴 각 군의 민경대대는 비무장지대를 관할하는 최 정예부대로 안찬일 상사가 귀순해온 고랑포지역은 74년 11월 15일 북괴 제1땅굴이 발견된 곳이다.
한편 55년 이후 귀순한 북괴군관과 병사는 모두 2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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