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레이지아」의 협력증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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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말레이지아」「후세인·온」수상의 방한을 계기로 한·「말레이지아」 양국은 정치·경제·과학기술·문화등 여러분야에서 우호·협력관계를 다짐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말레이지아」의 주요자원인 천연고무·원목·주석등의 장기안정공급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말레이지아」가 주요자원개발을 위해 한국기업과의 제휴를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공산품의 수입확대에 호의를 나타냄으로써 앞으로 한·「말레이지아」양국의 경협은 더 증가될 것이 틀림없다.
금세기 후반부터 국제경제 관계에 있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자원보유국의 자원「내셔널리즘」이며, 석유무기화, 식량무기화등의 사태가 그 단적인 예증이 되고있다.
그러한 자원전쟁 가운데서 우리와같은 무자원국은 항상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고 자원난의 위협에 몸을 드러내게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경제개발과정에서 필요불가결한 핵심부문은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자 정부가 외교정책의 역점을 자원외교 문제에 두기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번에 「말레이지아」와의 자원교섭이 좋은 결론에 이른 것은 그런 뜻에서 환영할만한 것이다.
「말레이지아」는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국가 가운데서도, 천연고무는 세계최대의 생산국이라는 자윈보유국이다.
「말레이지아」의 무역구조를 보면 고무·주석·원목·「팜」유·석유등 원자재를 수출하고 식료품·기계류등을 수입하고 있으나 매년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그만큼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음으로 해서 소비자 물가가 76년 2.6%, 77년 4.8%상승이라는 비교적 안정된 경제상태에 있다.
그러나 경제개발이 아직 뒤떨어진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경제개발계획을 촉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외자도입정책을 쓰고 있다.
그점에서 한국기업의 진출 여지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말」의 경제협력관계는 토목공사를 위한 일부 건설업체의 진출에 그쳐있었고 양국의 무역은 78년중 2억5천만「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역은 우리의 원자재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1억8천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의 수출진흥노력이 한층 더 요청되는 지역인 것이다.
이번 양국 수상의 합의에 따라 한·「말」경협은 매년 통상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때마다 「말레이지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진지하게 연구하여 최대의 성의로 대해야 할것이다.
국제간의 교류도 신의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나 「말레이지아」국민은 누구보다도 성실한 기질이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이 기회에 또하나 강조하고 싶은것은 다급한 사정에 직면해서 서두를 것이 아니라 평소부터 꾸준한 자원외교를 펼쳐야만 알찬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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